황매산- 남사 예담마을(산청)-상림(함양)-벽송사-지리산 지안재
밤 12시에 출발한 황매산.
가기 전부터 우여곡절은 시작되었고
만 하루는 파란에 만장(?)까지는 아니었지만
순탄치만도 않았던 하루였다.
덜 진화한 사랑니가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연이틀 고역을 치르고 난 뒤라 썩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어서
것 또한 걱정되는 상황에
차 안에서 맛 난 강정을 먹다가 끼웠던 이가 빠지는 불상사까지ㅠㅠ.
한 쪽 이는 아프고
한쪽은 때운 이가 빠져 시리고,
배가 고프면 더 힘들까봐 열심히 먹기는 하는데
이게 뭔일인지...
일단 출발은 했고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안개가 많이 끼어 속도도 낼 수 없는 상황,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여유를 부리며 도착해서
짐을 꾸리고 30여 분을 올라간다는 말에 산을 오르는데
좀 더 빠른길로 가고자 들어섰던 길은 험해서 더는 오를 수 없다고 판단,
다시 내려와서 큰길을 향해 가는 중에
한숨도 자지 않고 출발했건만 해는 떠오르고 있다.
마음은 급하고 오를 곳은 멀었고 ㅠㅠ 어쩔 수 없이 거의 포기 상태로
밝아오는 산 중턱에서 바라보니 철쭉은 지고 있었다.
초록에 훨씬 가깝다고 해야되나?
아쉬운대로 곳곳에 무리지어 있는 철쭉을 찍고
굽이굽이 산등성이에 운무가 휩싸고 있는 멋진 풍경을 담고는
여기까지 왔으니 정상은 밟아야 할 것 같아
계단 아래 무거운 삼각대를 세워놓고
정상을 향해 출발~!.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아래 것과는 또 다른 것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며 계단 옆에 두고 갔던 삼각대를 찾으니 그 자리에 없다.
헉~!
이건 또 뭔일?
에이~~ 잃어벼렸나 보다.
그래도 혹시~~,
왔던 길을 되짚어 계단 밑을 찾아보니 우리가 놓았던 위치보다
더 위쪽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일단은 찾았으니 통과.
점심을 먹기 전에 남사예담마을에 들러 몇 장 찍고
아침 겸 점심으로 정갈하게 차려 나오는 연밥을 냠냠 후,
그곳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상림에
개 양귀비와 어우러진 안개꽃밭과 숲을 거닐고는
지안재 궤적을 찍을 것인지 고민한 끝에
예까지 왔으니 찍고 가자는 결론이 나서
기다리는 시간에 벽송사를 향해 간다.
벽송사 입구에 도착하니
어라~? 와 봤던 곳이네~~~!
지리산 칠선계곡근처 우리 애들 초, 중 학생때 와서 자고 갔던 곳이다.
남편에게 말하니 남편은 절 이름도 기억하고
빨치산이 근거지로 활용했다며
그때 절은 불에 탔다고 설명해줬던 기억이 나면서
내 형편없는 기억력을 원망ㅋㅋ.
해 지기 전에 도착해서 위치 선정들을 해야 하는고로
지안재에 도착해 궤적을 찍으려 준비하는데
산길이어서 차가 없다.
내 릴리즈는 고장인지 눌러지지 않고 먹통.
차들이 오가는 시간 동안 벌 아닌 벌을 서고 있다.ㅎㅎ
어찌어찌 궤적은 찍는 시늉만 하고 집에 돌아오니 12시가 넘은 시간.
베낭 정리를 하는데 선글라스가 없다.
참으로 오늘은 여러 가지를 하는 날.
담 날 혹시 차 안에 떨어뜨린 건 아닌지 했더니 없다.
ㅋ~~~.
나 도대체 하루 동안 뭔 일이 있었던겨???
그래도 사진을 정리하며 보니
웃음이 난다.ㅎㅎㅎ
도깨비처럼 번쩍! 번개를 치며 움직인 하루.
아마도 기억력 나쁜 나도 오랫동안 기억될 하루가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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