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 내가 가끔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는
주인공이 평소에 괜찮다 싶은 사람이거나
잔잔하면서 편안하거나, 잠시 웃고 넘길 수 있거나, 작품이 좋아서 꼭 봐야 후회하지 않을 그런 류에 영화를 선호한다.
스릴러 호러는 NO.
블랙스완은 나탈리 포트만의 매력적인 모습과
레옹에서의 마틸다를 그리워 하며 찾게 되었고
딸 아이(엄마가 좋아하는 부류에 영화는 아니라고 귀띰을 하며)가 다시 한번 보고싶다며
그녀의 연기를 극찬한 것도 한몫을 하고 생일인 동생이 너무나 보고 싶어 한다는 것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으면서
방송이나 여러 매체에서 떠들썩하게 그녀의 연기력에 대해 논한 것도 일조를 하였다.
아침 일찍 명동으로 나가
예매를 해 놓고 토다이에서 와인 한잔에
내일이 동생 생일이어서 한 상 푸짐(부페음식을 여러 접시에 담아 놓고, 참고로 남기지 않고 다 먹음ㅋㅋ)하게 차려 놓고
차까지 마시고는 영화관으로 건너 간다.
제목: BLACK SWAN(블랙스완)
편안해 보이는 모녀의 일상이 그려지는 가운데
니나의 등에 난 상처는
그녀의 정신상태를 조심스럽게 내비치는 장치인 듯 했다.
그녀에게 없어진 버릇인 줄 알았던( 등에 상처를 내는)엄마는
그 상처를 보며 놀라서 데리고 들어가 손톱을 깍아주는 데
어느 장면 보다도 더 섬뜩하게 다가온다.
오래 전부터 그녀 내면에 불안이 밖으로 표출 되어 왔음을 알게 되고
그 녀 엄마 또한 외로움에 울며 그림을 그리는 날들을 보내고
그녀 하나만을 바라보며 '내가 널 낳기위해 발레단을 그만 둔 것'이
니나를 낳아서 행복 한 면과 엄마의 꿈을 접는 계기가 되어 원망스러운 면이 공존하고
니나를 여리고 어린 아이로 취급하며 엄마와 딸이 동일 시 되는 모습을 보이는 두 모녀의 장면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태롭게 만든다.
그동안 편안하게만 보였던 그녀는 엄마에게서 벗어나려고 갈등을 겪으며
어른으로 성장 발전한다는 의미의 소녀취향의 인형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자신을 찾으려 한다.
★
니나는 새로이 해석 된 백조의 호수에서 백조와 흑조, 1인 2역에 캐스팅 되면서
스스로 완벽한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
순수하고 여린 백조의 역활은 완벽하게 소화해 내지만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흑조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해
릴리의 관능적인 매력이 흑조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까 봐 더욱 더 불안 해 한다.
그녀의 불안감이 강박과 피해망상, 정신분열증세까지 보이며
악화일로를 걷는데
공연 날,
피해 망상이 극도에 달해 백조를 연기 한 후에 환영을 본 그녀 스스로가 자신을 파괴하게 되고
그럼에도 흑조를 완벽하게 연기 한 후에 몸을 날려 떨어지며 편안 해 하는 표정은 압권이었다.
관중의 열화와 같은 반응를 들으며
자신은 완벽했음을 말하는 니나.
보는 중간중간 섬뜩한 장면에 고개를 돌리며
난해해서 이해하기 힘든 장면도 있었고
다소 산만한 장치들이 어지럽게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녀의 발레리나 연기는
'프로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여실한 작품이었음은 인정한다.
실제 발레리나가 연기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어서
나탈리 포트만이 니나를 연기함에 몰입도(특히 발레는)는 100%였다고 인정하게 되는 영화였다.
나탈리 포트만이 대역 없이 연기 했다면 말이다.
다소 과장된 것 같은 처리였지만,
몸에서 깃털이 나오면서 그녀가 완벽한 흑조가 된 것을 표현한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장면으로 기억된다.
순수하면서도 우아한 백조를 춤추는 그녀.
인간 내면의 흑과 백, 양과 음, 순수와 관능(본능)이 '저렇게도 표현 되는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