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루나틱(Lunatic)
갑자기,
느닷없이.
ㅋㅋ 함께 있으면 유쾌한 카메라 같이하는 엄마가 전화가 왔다.
'언니~ 뮤지컬 보실래요?'
아는 동생들이랑 가는데 표가 있으니 같이 가자는 말에
아들에 밥도 챙겨줘야 되고,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린다는 것은
내겐 너무 어려운 일이기에 망설인다.
망설임도 잠깐,
오케이 하고는 어떤 뮤지컬인지도 모르고 나섰다.ㅋㅋ
가는 중에야 알게 된 뮤지컬 루나틱,
사전적 용어로는 미치광이, 정신 이상의, 기분이 들뜬의 뜻을 가진.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분위기를 고조 시키기 위한 듯,
출연자들이 관객들과 자연스런 소통을 시도하는데
이제서야 감이 잡히면서 부제인 '미친듯이 웃고싶다'가 실감이 된다.
정신병동에서 자신이 처했던 상황을 역할극으로 끌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갈등과 방황과 죄책감등으로 마음을 다친, 환자로 분류된 사람들과
마음이 아프지 않은 듯 살아가는 잘 포장 된 정상인들도
그들의 내면에는 그들과 똑같은 아픔과 고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동감하며
끝나고 나서 연출과 배우로 출연 했던 백제현의 멘트가 마음에 와 닿는다.
불평불만보다는 많이 웃고 감동 할 줄 아는 사람이기를 바란다는.
알고 있지만 잊고 사는 작은 것에서의 감동, 감사를 다시한번 하게 되는 공연이었고
어린아기때는 300번 웃었던 웃음을 어른이 되어서는 30번도 웃지 않는다며
웃음에 인색하지 말기를 당부하는 그에 공연에서 오늘은 많이도 웃었던 날이었다.
화려한 출연진도 스케일이 큰 무대장치도 없었지만 편안하게 함께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이런류에 공연도 참 마음에 와 닿는다.
오늘은 어떨결에 호사를 하는 밤시간이었다.
모른는 사람들과 뮤지컬을 보고 왔다는 말에
내 동생이 깜짝 놀라며 언니의 대단한 발전에 박수를 보낸다.ㅋㅋ.
어릴 적에는 너무 새침해서 모르는 사람들과는 말을 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으며 불편한 거 싫어하고 다른사람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성격에 소유자였던 것을 동생은 너무도 잘 알기에.
지금도 조금은 남아 있지만,
이젠 좀 불편해도 참을 줄 알고
수다도 엄청 늘어버린 나를 보며 나이와 세월을 실감한다.
시간이 나를 이렇게 변하게 해 버렸다.
그러나,
나?
이런 나도 좋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