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전날 저녁에야 연락해서 다음 날 7시에 출발한 태백산.
우리 이러다 이거 도깨비들 되는 거 아냐???
눈이 내릴 거라는 예보에 기대를 해 보는데 태백산에 가까워질수록
눈이 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날씨도 포근하다.
이렇게 되면 사진을 찍기에는 그리 좋은 기상 상태가 아니니
생전 처음 오는 태백산의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면 되는 일.
어느 정도 오르니 우람하면서도 예쁜 모습에 주목이 한둘씩 보이고
잠시 쉬면서 사진도 찍는다.
이 주목 아래서 누가 버리고 간 듯한 비닐을 주워들고
눈썰매도 타보고 ㅎㅎ.
장군봉에 오르기 전 고사목이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점심을 먹으며 쉬느라 자리들을 잡고 앉았다.
우리도 이곳에 머물며 강샘이 끓여주시는
라면에 햇반을 넣어 만든 '라면 밥'을 맛나게 먹는다.
얼마 만에 산에서 먹어보는 밥이냐~~?
작년 친구들이랑 삼악산에서 밥 먹은 후로.
그것도 겨울에 산에서 밥을 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해봤던 일,
나 요즘 상상도 못했던 일들을 자꾸 하고다닌다ㅋㅋ.
멋진 몸매를 자랑하는 고사목들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나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빙빙 돈다.
오르는 도중에 내려오시는 분께 물으니 상고대는 없단다.
그럴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장군봉에 도착하니 상고대가 우릴 반긴다.
시야는 넓지 않지만, 신기한 풍경에 환호성을 지르며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인다.
가지마다 얼음꽃이 나무들을 감싸고
커다란 배낭을 맨 등산객들도 풍경을 보느라 발걸음을 멈춘다.
심심치 않게 고사목이 보이고
풍경을 감상하느라 분주하다.
한참을 머물며 사진을 찍고 또 찍고
볼수록 신기한 풍경,
처음 보는 상고대에 반해서 ...
이 여자분도 나와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느라 열심이다.
바위틈에 있는 나무도..
당겨서 찍어보고
산과 하나가 된 사람도 넣어보고.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고사목도.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도.
낮달을 걸치고 있었단다
지금도 멋진데 얼마나 멋졌을까?
느므 느므 이쁜데 표현 할 방뻡이 없네~~~.
강샘이 뭐라 하셨는데...
천제단을 뒤쪽에서.
고사목에 핀 상고대.
멋진 자태.
태백산을 알리는 비와 천제단.
천제단에서 항상 기도를 올리신다는 할머니가 산을 오르고 계신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나무와 사람,
올라갈 때 봐 놨던 예쁜 나무.
오르내리는 내내 보석처럼
나무가지에 얼어 있는 물방울을 본다.
그렇게 먼 곳이란 생각조차 못하고 나선 길,
어린 아이들처럼 내려오며 엉덩이 썰매도 타고 ㅎㅎ
아마도 평생 못 가볼 곳을
이리 쉽게 다녀올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