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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마거릿.

phototherapist 2013. 6. 12. 18:43

  나,

 어릴 적엔 가을이 좋다고 떠들어댔었다.

그땐 그 나름에 이유로 가을을 좋아했고

가을꽃인 구절초를 좋다했다.

 

차츰 나이가 들면서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좋다.

그러나 봄이 마냥 좋은 것만은 또 아닌 것이

그렇지 않아도 감정이 널뛰기하는 사람이

새싹이 한둘씩 나기 시작하면

증상이 심해져 주체할 수 없이 헤매기 때문이다.

 

 내 감정이 널뛰기를 하든 말든 계절은 오고

꽃들은 피고

초록은 짙어지고

 

 그 속에

나무들 사이에도

길가에 화단에도 마가렛이 피어난다.

수수하게 무리지어 있으면서도

하나하나가 너무도 사랑스러운 꽃.

마가렛이 있어 구절초가 있는 가을을 죽자고 좋아했던 나는

봄에게 쉽게 마음을 열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