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그 시간이 좋았다.
phototherapist
2015. 12. 22. 23:49
일행과 함께 간 곳. 다들 자려는 시간에 카메라를 들고 나와 별을 찍겠다고 쪼그리고 앉았다. 별을 잠깐 봤을까? 사정 없이 쏟아지는 빗줄기가 숙소에서 흘러나오는 빛을 친구삼아 별처럼 춤을 춘다. 나는 덩달아 모자 위로 두두둑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그 시간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 조여 놓았던 나사를 느슨하게 풀어 놓은 듯, 잠깐의 시간을 그렇게 무방비로 즐긴다. 요즘에 그렇다. 사소한 것쯤은 그리 문제삼지 않는다. 작은 일에는 그저 ㅎ~ 하며 웃어 넘긴다. 도무지 타인을 이해 하지 못하는 사람과 자신만을 위한 몸짓을 하는 사람을 보면 예전에는 '이해 할 수 없다.'며 혀를 내두르던 것이 이젠 그럴만 한 이유가 있겠지...하며 넘어간다. 그럴만한 이유가... 그렇게 팔을 늘어뜨려 한 편을 놓으니 날카로웠던 감각은 무디어지고 미쳐 알지 못했던 감각이 살아난다. 그리고 용기라는 선물을 얻는다. 그것이 나를 움직이게하는 동력이 된다는 것도 안다. 이제서야 천천히 들여다 보며 알아가는 나, 좀 더 용기있는 나로 살아갈 수 있겠다. 그 날 밤, 비를 맞으며 서 있는 그 시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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