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therapist 2017. 10. 23. 09:48

이런 날이 있었다. 길 물어볼 사람 없어서

소나무 가지 하나

길게 뻗어나간 쪽으로 갔다.

 

찾던 길이었다.

 

-고은- 시 중에서

 

 

기로에 선다.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마음이 가는데로 선택을 한다.

그러고 싶고 그러려 한다.

 

가끔은 마음과 몸이 따로인 때가 있다.

선택을 해야함에도 미루고 흐르는데로 둘 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야함이 불편하게 한다.

결정하지 않은 게으름에 불편해 하는 아이러니.

 

 마음은 내키지 않으나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이라 판단될 때,

그 일은 썩 하고싶지 않으나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을 때,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겠다 싶을 때,

시간이 여유로울 때.....

이런 저런 핑계를 만들어 선택하지 않았으나 해야만 하는 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럴때가 있다.

 

그렇게 두어도 좋겠다.

길 물어볼 사람 없어서 소나무가지 길게 난 쪽을 택했더니

내가 찾던 길과 연결되는 기쁨을 알게되는 것도 괜찮겠다.

 

햇님이 길을 내고 소나무 가지가 따라 걸어간 길,

그건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가고 있는 길이고 가고자 하는 길일 수 있다.

같은 길을 가며 자신의 것을 찾는 것이 사는 것, 그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것이 나와 통하는 길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