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루샤와 잔지바르에서 만난 사람들-by 이재현
어제의 망상이 오늘의 진리가 되고 어제의 진리가 오늘의 망상이 되기도 한다.
작금의 틈이 망상이 되고 망상은 이내 진실과 진리가 된다.
그들은 망상과 진리를 오가는 경계에 있는 사람들 같다.
태양처럼 뜨겁게 보이기도하고 얼음처럼 차갑게도 보인다.
그들은 무엇에 필적할만한 힘을 가진 것도 같고 여리고 여려서 기대어 있어야 되는 존재처럼 보인다.
신이 그들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것 같고, 한대에 밀쳐 놓은 것도 같다.
그들은 무엇이 될 수도 있고 무엇을 할 수도 있다.
그들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고 할 수 없을 수 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을 보며 오락가락 만감이 교차하는 생각에 사로 잡힐쯤 호텔앞 그를 만났다.
호텔정원을 손질하는 그는 사진을 찍는 사람을 반기며 포즈요구에 응해준다.
춤을 같이 추자는 말에 흥을 내어 여행객과 춤을 춘다.
지나며 손인사를 건네는 그의 얼굴 옆선에 불끈한 힘줄이 튀어 나와 있다.
강하고 단단한 나무를 닮은 그를 본 후 그들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편안하고 여유롭게 보려는 노력과 여기까지 왔는데...라는 강박도 있었을까?
식당에서 '한국에 같이 가고 싶다.'고 농을 붙이는 조리사도 청소하는 여인네의 뒷모습도
테이블을 장식하며 웃어주는 여인네와 스킨스쿠버팀이 있는 곳에 무전기를 옆에 놓고 있는 청년과
잔지바르시내 호텔의 그녀, 리조트 로비에서 본 그녀에게 반한다.
걱정과 망상은 이내 진리가 된다.
한끗이라는 말이 있다. 한끗차이다.
잠깐의 생각은 몇 몇을 보며 완전히 바뀐다.
확신이다.
그들은 무엇도 될 수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들은 그 어떤, 그 무엇도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