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변신은 유죄?- 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8. 2. 4. 13:08
63호다.
숫자 아래로는 환기통이 보이고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신발은 네명이 있다고 알린다.
숨바꼭질할 때처럼 신발을 손에 들고 들어가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창살 안쪽으로 열을 가하는 도구가 보인다.
문 옆으로 거울을 붙였다 떼었을거라 추측하게하는 자국이 남아있다.
빛망울이 연두색 페인트벽에 무늬를 만든다.
그 안에는 빨갛고 하얀의자가 놓여있고 문은 빼꼼이 열려있다.
노란 수건을 어깨에 걸친 여인이 등을 보이고 서 있다.
63호에 들어섰을 때 그녀들은 유죄를 판결받는다.
가꾸지 못한 죄, 바빴던 죄,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던 죄...
63호의 문을 통해 나올 때의 그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그 또한 유죄다.
집에 갔을 때 다른 사람인줄 착각하게 만든 죄,
평소에 못 봣던 모습으로 인해 새롭게 만든 죄,
자꾸만 이뻐보여서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죄,
스스로 으쓱이게 만든 죄,
새롭게 나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은 당치 않은 용기를 준 죄...
수많은 죄는 여전히 그녀를 따라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