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글로 쓰는 사진이야기> 화수분같은 아프리카-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8. 3. 6. 00:41

  퍼내도 퍼내도 줄지 않는 화수분이다.

사진을 보고 또 봐도 사랑스럽다.

 

 숲으로 향하는 길이 있다.

몸을 틀거나 기울이지 않을 걸로 봐서 아이들이 가려고 하는 길은 아닌 모양이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로 얼마나 신이 나면 저런 걸음으로 치마를 팔랑이며

걷는 것인지 그 걸음을 잊은지 오래라 가끔 팔짝이며 어릴적 걸음을 기억하려하기도 한다.

 그 걸음이 기분을 가볍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앞서가는 엄마의 걸음에 맞추느라 뛰다시피 걸으며 경쟁을 하기도 한다.

요즘 흔한 말로 '그 게 뭐라고...'

 사소한 것으로 경쟁을 하고 경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게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고 믿는다.

 

 지나고 나서 그렇게 기억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살면서 그 나이에  따라 고민은 그 만큼의 무게로 다가왔을 것이니,

그 때 고민이나 걱정과 경쟁을 했던 것이 부질없다고 쉽게 말할수 도 없다.

그 때는 그것이 전부였을 수도 있는 시기이므로.

 

 엄마를 본다.

 엄마의 연두빛 두건과 분홍빛 화사한 스웨터와 치마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간혹 튀는 색깔의 옷을 입고 싶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입지 못하는 경우와

다른사람을 의식해서 말하고 싶지만 꿀꺽 삼키는 경험, 싫은데 좋은척 따라가는 경우와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의견에 맞장구치며 동조한 경험들,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경우와 좋은게 좋은거지...라며 넘기는 경우. 수많은 경험들은 나와 타인을 비교함으로서

그에 맞추는 내가 되면 사회성이 좋은 것으로 오인하는 오해와 그렇게 함으로써 관계망을

잘 갖춘 사람으로 인정받고자 함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같은 무리에 속하다 보면 득이 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는 사회비교 과정을 통해 자신의 행동 방향을 결정하게 하는

우리의 의식을 알게한다.

 

 관계성을 중시하는 집단의 조화를 요구하는 우리네 정서는 특히나 어울림이 미덕이고

타인을 불편하게 함은 예의에 벗어나는 일이라고 의식하게 되고 그런 의식은 나보다는

타인에게 촛점을 맞추는 것이 되므로 자신으로 향해야 할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기에

급급하면 어느 순간에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주변인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으며 허탈감에 빠지게 될 것이다.

 

적어도 아이들의 엄마는 자신을 곱게 치장할 줄 알고 가꿀줄 알며

타인을 의식하지 않음이라 본다.

그런 엄마의 아이들은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사느라 자신의 삶에 소홀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프리카는 원색의 옷으로 치장한 사람들로 인해 그들의 사랑도 자유도 행복도 가늠하게 되고

그들의 그 화려하고 밝은 치장은 그들이 행복할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아이들과 엄마는 어디에서 건 빛나는 존재이니

이 아이들과 엄마도 빛나고 또 빛나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