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서 아름다운 일상

블라디보스톡자유여행(2)-걸으면 비로서 보이는 것들-by 이재현 | 평법한 일상들

phototherapist 2018. 7. 12. 00:04

걷고 또 걷고 보기로 한다.

부지런히 오가는 사람들 틈을 지나 역사로 들어가니 항구가 바라다 보인다.

하늘은 푸름이고 날씨는 쾌청하다.

 

 기차가 차고에서 나서며 첫 출발을 알리는 기적소리가 힘차다.

왠지 생소한데 또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것,

어릴적 외가집 뒷길로 가면 기차길이 있었고 그 곳을 사촌 오빠들과 걸었던 아주 단편적인

기억뿐인데 그것이 잊고 있던 소리를 기억하게 한 것은 아닌지.

기관사가 분주히 오르내리고 한 무리의 아이들이 소풍을 가는지 부모들이 삼삼오오 아이들의 무사여행을 바라며 손을 흔든다.

부모의 배웅을 받으며 미소짓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살짝 긴장된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하는 아이도 보이고

화관으로 멋을 부린 여자 아이도 있다.

아이의 얼굴을 보며 손을 흔들고 웃어주는 부모는 행여 아이가 소풍을 가며 불안해 할 까 염려함이고 잘 다녀 오라는 독려다.

아이는 해맑은 미소로 답하고 기차는 서서히 출발한다.

 

 

 

역사를 빠져나온 빨간 자켓의 여자가 유독 눈에 띈다.

그녀가 사라질때까지 눈으로 그녀를 쫒아간다.

기차를 타려는 사람과 타기 전 요기를 하려는지 햄버거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과 기차가 떠날때까지 서서 배웅을 하는 사람이 있는...

다양한 얼굴의 기차역은 생기와 아쉬움과 두려움과 기다림이 있다.

 

 

 

 

 역사를 가로질러 나가니 바다와 맞다은 하늘과 금각교가 보인다.

기념사진 한 장 찍어주고 셀카도 한 장.

 

기차에서 내린 사람처럼 그 곳을 벗어나 아르바트 거리로 간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가 생기롭고 커피숍은 아기자기하다.

심풀한 디자인으로 편안함을 주는가 하면 치장으로 유혹하고 들어서면 충분히 쉬었다 가라며 반긴다.

길 옆 골목을 통해 주택가 사람들의 생활상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큰길을 지날때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골목안으로 들어서면 재미있고 화사한 벽화들이 반기고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쉬고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해양공원은 시리도록 파란 물빛을 자랑하고 그 바다를 바라보며 맥주와 간단한 요기거리를 놓고 이야기가 한창이다.

 킹크랩을 배불리 먹고 맥주 한 잔씩 하고 자리를 옮겨앉는다.

 의자 깊숙히 허리를 넣고 앉아 쉬었음에도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고 그 모습이 보기좋다.

 

 

 

벽에 그려진 여인을 찍는다.

그들은 무언가 얘기중이다가 옆에서 찍어대는 사진이 어느 곳을 향한 것인지 바라본다.

벽화여인을 찍고 있음을 안 그가 벽화를 바라본다. 순간 그들의 대화가 끊긴다.

살짝 마주한 여인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서둘러 자리를 떠난다.

 

 

화원이 있는 건물을 관통하니 혁명광장이 떡!하니 보인다.

놀라움과 반가움으로 광장에 들어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관광을 하고 있어 반가움에 옆으로 다가가 어슬렁거린다.

그들 가이드의 설명을 귀동냥으로 얻어듣고 앱을 가동시켜 찾아가야 할 곳을 아는 길처럼 걸으며 회심의 미소를 머금는다.

 

 

 

 

광장을 가로질러 프로포즈를 하려는 꽃을 든 청년을 다시 만나고 굼 백화점을 향하는데 유럽에 왔다는 느낌다운 느낌을 받게되는 건물들이 반갑다.

백화점 2층 뒷문으로 나가니 골목에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은 이미 그 곳이 들러봐야 할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듯 하고

우리는 발길 닿는 데로 걷다보니 그 곳에 다다르게 된다.

그런 우연이 기쁨을 배가시킨다.

 

 

 

 

 

 

니콜라이 2세 개선문(독립문)과 예쁜 정교회 건물이 보이고 남자들은 알아서 사진을 서로 찍어주며 잘 논다.

잠수함박물관을 지나 독수리 전망대를 향해 걷는다. 

 

 

 

독수리 전망대로 가는 길에 만난 사내다.

그 사내에게 반한다. 큰길가, 가게 앞에 책을 보고 있다가 무심한 듯 눈길 한 번 주고는 이내 책으로 눈길을 돌린다.

그런 무심함이 좋다.

 

오르막길에 그들의 생활상을 제대로 보게된다.

문앞에 아기자기하게 달아놓은 장신구와 널어놓은 빨래가 정겹다.

 

 

 

 오래된 듯한 드레스가게가 눈길을 잡아 끌어 뒤돌아 보다 옆으로 눈길을 주니 금각교가 한 눈에 들어온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좀 더 높이 오르기 위해 걸음을 재촉한다.

 

 

드디어 시내를 지나 오르막을 지나 골목을 지나 찾아 온 독수리 전망대다.

바램을 담은 자물쇠들이 있고 아래로 금각교의 매끈한 몸매가 한 눈에 들어온다.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쁜사람들과 예쁜 모습을 남겨 두려는 모델처럼 늘씬한 아가씨와

졸업사진을 찍는지 성장을 하고 단체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과 지금 여기에 함께 있다는 것이 기분좋다.

 

 

 

다음날 아침, 호텔을 나와 어슬렁거린다.

아침 도깨비 시장이 열리는 곳에는 소박하고도 정스런 가게가 문을 여는 중이고

잡지와 간단한 소모품을 파는 곳은 문은 빼꼼히 열려있으나 아직 주인은 보이지 않는다.

 

 

 주택가 아파트 계단에는 해당화가 활짝 웃고 아파트를 잇는 정원은 정성스레 가꾸어져 개인주택의 정원처럼 소담하다.

정원을 보니 그들을 제대로 알 것 같다.

무표정한 듯 보이나 속정이 있고 부드러우며 배려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어제도 보고 오늘도 마주하게 된 아가씨는 이곳에서 전통복장을 하고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주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양이다.

옷가지를 가지고 와서 공원에서 갈아입는데 갈아입기전과 후가 이리 다를 수가..이쁘다는 얘기다.

 

숙소에서 금각교를 찍는다.

야경이 아름답다는 금각교를 이렇게라도 담아주련다.

알려진 포토존은 사절인지라 나름의 뷰를 찾아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것 또한 괜찮다.

이번 여행이 괜찮다고 느낀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