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글로 쓰는 사진이야기> 남자가 품고 있는 것은-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8. 8. 7. 11:01
붉게만 보였던 강에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구를 손질하며 물고기를 잡고 있다.
남자는 물결과 함께 춤추고 화려한 투망질로 비상한다.
그가 돌아보며 씩 웃는다.
울렁거리는 나는 그가 되고,
'흔들리지 않는 곳에 정착하고 싶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불안한 곳은 흔들리지 않는 곳이고
흔들리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향수를 느낄 수 있다고 보면,
나는 지금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퉁탕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켜 주는 곳이
붉은빛 물결 일렁이는 이 곳일 테니.
화려한 춤사위로 투망을 던져보지만 빈 어망만 물을 가르며 수면 위로 올라온다.
어망을 정리하고 던지기를 계속한다.
그는 최고의 공연을 위해 끝없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무용수 같다.
뒷모습이다.
휘어진 등을 힘겨움으로 볼 수 도 있다.
반면 일상을 살아가는 편안한 상태로 보일 수 있다.
평온과 불편 사이,
편안과 불안 사이는 지랄 같은 마음의 거리로
머리카락 한 올 굵기의 거리이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멀기도 하다.
순간에 좁혀질 수도있고 평생을 달려도 닿기 어려운 거리가 되기도 한다.
요동치며 제 가리를 찾기도 하고 아주 드물게는 멀리 떠나버려 본래 자리조차 찾을 수 없는
중간에서 방황하게 된다.
그 남자가 품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없다.
일렁이는 물결에 몸을 맡기고 물결과 함께 춤추는 남자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