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일상생활 속 사진이 관심을 받을 때-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8. 12. 10. 09:38


일상생활속 사진이 관심을 받을 때 보편적인 주제는 날개를 단다.

훨훨 날아다는 것은 물론이고 놀라움을 함께 동반한다.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지만 단지 환경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놀랄 준비와 발견을 위해 떠난다.


쉬고자, 여유를 가지고자 함이라 말하고 걷고 자동차로 달리고 앉아 있으면서도

무수히 많은 풍경과 정보와 사람과 건물을 바라본다.

그리고 찍는다.

기대로 떠나 새로운 곳을 보면서 다른 방식으로 같은 일을 답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의 여행은 시작된다.

기존의 여행과 다르다면 누구와 함께 떠나느냐에 중심을 두는 것이 아닌 지극히 이기적인 내가 되어 온전한 시간을 가지려한다.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것도 예상된다.

준비단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타인과 주변을 의식하지 않을 것이라는 냉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다른 마음으로 떠날 수 있어 그것도 감사하다.


중간 중간 이런 저런 일들이 떠나기 전 바람을 벗어나도 그것 또한 여행의 묘미다.

델리의 타지마할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 여행은 콜카타 숙소 근처 비포장길을 어슬렁거리다 만난

마을로 인해 여행의 목표(?)는 이미 달성된다.


 담장너머 등 돌리고 앉은 소년을 보면서 화들짝 놀란다.

그가 있고 빨래가 널려 있다는 것은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 하나가 다른 아이들을 불러 모으고 사람들이 몰려 나오고 어리둥절과 신기함이 오간다.

그렇게 놀라움은 계속된다.




사진을 찍는다.

셋길을 따라 골목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경계와 호기심으로 따라 나선다.

어른들도 아침을 준비하다 말고 그릇을 손에 든 채 쫒아나온다.

사진을 찍다가 지금 사진을 다 찍어줄 수 없을 것 같으니 다시 와서 사진을 찍어 나눠주자며 나오는데 후발주자들과 마주한다.

사진을 더 찍어 숙소로 돌아온다. 그 곳을 떠날 때 현상인화한 사진을 가지고 마을을 찾아 전한다.


 보편적 삶의 방식이 우리에게 색다른 표정으로 다가 온 것을 놓치지 않는다.

보여진 상황에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 그 속으로 들어간다.

사진 고유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인화하여 다시 보여주고 품에 안겨준다.

그것은 우리와 그들을 같은 시간과 장소로 연결하고 공유한다.

각자의 간극을 가지고 기억될 수 있는 위험이 수반될 수 있지만 그것이 무에 대수랴.



 중요한 것은 그들과 우리가 진심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간은 같은 곳을 보면서 새로운 눈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게하는데 노력이 사진을 다르게 한다.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같은 것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부가해 주고

사람들과 접촉하고 신뢰를 쌓으며 자연스런 표정을 선물받는데 그것 또한 사진을 변화시키는 큰 역할을 한다.

그렇다.

아침에 사진을 찍고 다시 찾았을 때 아이들은 경계를 허물고 가까이 다가오며 표정은 사뭇 달라져 있다.





그들을 부드럽게 바라본다.

그리고 날카롭게 찍는다.

최대한의 경험을 살려내 예견하며 기억을 남기기 위한 수순을 밟는다.







순간을 담아내고 감사하며 진심을 다할 때 통하는 것이다.

그들 곁에 잠시 머물렀다.

왔다 갔는지조차 가물해 질 때, 한 켠에 있는 사진으로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왔다 갔음을... 그리고 그 시간에 그가 거기에 있었음을.

소중한 기억을 남기기 위한 순응의 몸짓이었고 그 귀함이 오래도록 남았으면 한다.



갈 때까지 배웅하는 아이들이다.

쑥쓰러움과 반가움과 아쉬움이 한 몸에 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