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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의 기쁨을 나누는 그들-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2. 8. 11:58
배가 들어온다.
바닥에 파닥이는 고기떼를 퍼 놓은 배는 이제야 한 숨 돌리며 휴식을 취한다.
여전히 바쁜 일손을 놀리는 어부들은 만선의 기쁨을 즐길 짬도 없이 고기를 분류하고
양을 가늠하느라 바쁘다.
퍼 놓은 물고기는 작자가 나타나 한 번에 다 팔려나갔다.
어부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배를 돌려 바다로 향한다.
배가 도착하고 퍼 나르고 팔고 사기를 순식간에 해 치운 선착장에
선별후 남겨진 한 양동이의 고기는 아주머니 몫이다.
배가 바다로 향한다.
바짝 당겨 한 번 더 바다로 나가 고기를 낚아 올릴지,
오늘은 이것으로 조업을 마치고 휴식을 취할지 뱃머리의 방향을 따라가 보지만 역부족이다.
만선의 기쁨은 고단함의 징표이니 이쯤 휴식의 여유를 누려도 되겠다.
잠깐,한 눈 판 사이 고기를 꿀꺽 삼키며 갈매기들 잔치가 벌어졌다.
'야~이놈들아~!'를 외치는 사람이 나타나고 나는 배시시 웃는다.
어쩌면 주인은 갈매기가 고기를 물고 가는 것을 멀리서 지켜봤을지 모른다.
적당히 배를 채웠을 때 외침은,풍족한 인심의 그들이 택한 나눔의 방식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끼룩거리던 갈매기가 떠난 자리에 배가 들어온다.
어구를 손질할 자리를 찾아 그물을 펼친다.
말이 필요없이 일사분란한 그들이다.
고기를 잡고 어구를 손질하고 소주 한 잔을 같이하고 고기값을 나눌것이다.
마음을 나누고 힘을 나누고 그물을 잡아 끌어 내는 시간을 나누며 그들의 하루가 저문다.
명절 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