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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여유-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7. 12. 10:25

괜찮은 사람이고자 한다.

썩 괜찮은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은 사람이면 좋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은 이유다.

나와 대면하는 사람이 여유롭고 지혜롭고 용기 있고 슬기롭고 유머 있고 유쾌하고 진솔하고 성실하고 책임감 강하고...

여러 가지 괜찮은 것 중, 무엇 하나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다.

사실 괜찮지 않은 사람은 없고 무엇 하나 가지지 않은 사람도 없다.

강점과 장점들을 작게는 몇 개씩, 많게는 수도 없을 것이니 말이다.

교과서적인 완벽한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완벽한 사람이 있을 수도 없지만 완벽하려고 애쓰는 사람을 보면 왠지 인간미 없고

각박해 보이며 행동이야 차분할지 모르나 그를 바라보는 마음은 분주하고 조급해진다.

느긋하다 말하나 여유 없어 보이며 그와 함께 있으면 호흡이 빨라진다.

괜찮은 점이 지나치리만치 많아서 탈인 것이다.

평범한 괜찮음, 그런 사람이면 된다.

말을 잠깐 해보면, 그에게서 괜찮은 점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게 세월이다.

간혹 헛다리 짚어 곤욕을 치르기도 하지만, 대게는 맞아들어간다.

괜찮다.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

환하게 웃어준다.

미소 하나로 그는 나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고 그 또한 웃을 수 있어 기분 좋다.

모르는 사람을 향해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 각박하고 매몰차게 지나칠 수 있으련만 웃고 있다.

그들 문화를 떼 놓고 봐도 웃어주는 그들은 매력적이다.

친구들 만남을 가졌다.

한때 너무 힘들어서 형제들과 연락을 끊고 지내기도 했다는 친구의 말에 다른 친구가 말한다.

'인생 다~ 힘들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야 20%나 될까?

지금 웃고 있는 나도 있고, 힘든 나도 있고, 힘들어도 말할 수 없는 나도 있고.'라며

사는 것이 녹록지 않다고 말한다.

누군들 안 그러겠는가? 살 만하지만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고

부족한 것을 채우려 애쓰기도 하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겠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말을 하는 중간중간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숨 쉴 구멍이다.

숨 통이 트이는 것이다.

답답하고 막막하고 막혔다고 생각되면 흘려보낼 구멍이 필요하고 숨 쉴 곳을 찾는 것이 본능이다.

잘 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위로받을 대상을 찾고 사소한 살아갈 이유를 찾아서 잘 살아보고자 애쓰는 것이다.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는 고난에 힘들어하고 좌절한다.

여기서 보편적 고난이란 것은, 타인이 느끼기에 그 정도는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 되는 것이지만,

자신의 일이 되고 나면 보편적일 수 없는 사안이 되는 것을 말한다.

내가 겪는 일이 나에게는 가장 큰일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고난에 힘들어할 때, 곁에 있는 친구도 다르지만 같은 무게의 고난에 힘겨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고통을 겪는 것뿐만 아니라 이겨내는 법과 이유와 의지가 있다.

그래서 웃을 수 있고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친구들은 웃고 있다.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만난 그들의 미소만큼 수수하고 순수하게.

여유다.

그들의 뒷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성급하지 않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때를 지나고 있는 친구들과 닮아있다.

욕심을 부릴 것도 없고 욕심을 부려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쁘지 않고 보통보다 나은 삶을 살아낼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이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일 수 있다.

그들은 그렇게 평범한 범주의 사람들 속에서 편안하게 웃고 있다.

괜찮은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