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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함으로 기억되는 섬진강-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8. 15. 23:02
사람도 변하고 세상은 변했는데 강은 여전했다. 아이들과 매화꽃을 보겠다고 달려갔던 곳, 강에서 재첩을 캤던 기억. 쌍계사 입구 민박집에 머물며 계곡에서 물놀이를 했던 추억을 소환하며 섬진강 줄기를 따라 아침 산책을 한다. 강줄기만 같을 뿐, 가족과의 추억이 있었던 곳과는 거리가 있음에도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는 강을 보며 반갑다. , 아침부터 강태공은 세월 낚기에 여념이 없고 주인장을 따라 나온 견공 또한 아침 산책 중이다. 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그들이 한없이 여유롭다. 이른 새벽에 나섰다는 라이더들이 다리 중간에 앉아 간식을 먹고 외부에서 휴가차 온 사람들 외에 달리 인적 없는 시골마을이 고즈넉하다. 강가 바위틈에 달맞이꽃이 인사하고 개망초가 하얗게 내려앉았다. 아이들과의 부산하던 시간 뒤로 이제는 단둘이 움직이는 나이가 되었고 바리바리 챙겨야 했던 짐은 단출해졌다. 섬진강이라는 이름은 그 시간에 머물게 한다. 시간은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시선과 시점이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아이들과 보냈던 그 시간을 추억하며 프레임으로 담고 있고 담으려 하는 나를 본다. 그 강이 주었던 포근하고 소박했던 그때가 그리운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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