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휴애리는 동백꽃 축제중.-by 이재현
제주도,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는
동백꽃이 붉고
sns는 동백꽃 사진이 천지다.
제주도,
선생님들의 동선과 어떤 대상을 찍는지 등등을 살피느라 어렵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시간으로 인해 불편감을 줄까봐 어렵고.
아내, 엄마인 나를 잘 알고 있는 원 가족은 배려하고 기다려주느라 애 써주니 고마워서 또 어렵다.
대가족의 이동이나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카메라를 잘 꺼내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기도하다.
그들이 내 걸음을 용서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사가 다름으로 인해 느린 걸음의 사진 찍는 시간을 용서하기 힘든 것이다.
누구 하나 뭐라하지 않지만 그 속도에 맞추느라 내심 바쁘다.
사소한 일만 하더라도 속도와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사진찍는 여행은
보편적,그것이 가능하다.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비슷한 자세로 사진에 임하기 때문이다.
가고 또 가도 찍을 것이 있고 찍고 또 찍어도 찍을 거리가 생긴다.
사진은 걸음이 느리다가도 가장 빠른 사람이 되게 한다.
피사체를 발견했을 때는 더없이 발 빠른 맹수와 같은 속도로 돌진하고 사진을 찍을 때는 가장 느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천천히 살피고 자세를 바꾸며 대상을 바라보기란 물리적인 시간을 충분히 공유해야 가능할 때가 훨씬 많다.
휙 둘러보고 나오기보다 오래 머물며 살피고 같은 곳이라도 자주 찾아가 사진을 찍는 것이 어쩌면 기본이다.
같은 곳을 다시 가 보라고 하면 이미 다 찍어서 찍을 것이 없다는 대답을 한다.
계절이 다르고 날씨가 다르고 빛이 다르고 바람이 다르고 구름이 다르다.
기분이 다르고 감정이 그때와 다르며 지금의 정서가 다르다.
그때는 그 경험이 없었을 때였고 지금은 수많은 경험을 해 본 후일 수 있다.
혼자였는데 오늘은 둘이기도 하고 여럿이기도 하다면 같은 장소가 같은 장소일 수 없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바라보고 그를 알아야 그 피사체를 좀 더 아름답고 그답게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