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글로쓰는 사진이야기>그 아이들, 그 시간-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8. 7. 22. 16:08

 

 

창문으로 고개 내민 아이들을 본다.

나는 하마터면 진실을 얘길할 뻔 했다.

너무 사랑스럽다고,

그러나 무표정을 가장하여 아이들을 담담히 바라본다.

내 앞에 가만히 서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던 아이,

팔에 깁스를 해서 아프다며 옆에 와 조용히 얘기하던 아이,

사진이 나오는 동안 동생들을 돌보며 오빠노릇을 톡톡히 하더니 조용히 학교에 가는 아이,

사진찍는게 쑥스러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던 꼬마 아가씨.

달달한 사탕을 입에 물고 언니 오빠들의 호기심을 바라보는 아이,

교복차림으로 와서 사진을 찍고 옷갈아 입고 다시 다가온 아이....

어느 하나 이쁘지 않은 아이 없고 맑디맑다.

 

그들의 맨발에 같이 맨발이 되었던 시간, 많은 말이 필요 없는....그런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