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나~ 돌아갈래~~~!-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1. 29. 00:35

  장난치기를 좋아한다.

초기 성장단계인 듣고 말하고 느끼고 경험하는 시기를 기억할 수 없지만 아마도

하나라도 더 들으려고 했을 것이고 알고자 했으며 느끼고자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탐색했을 것이다.

그 때처럼(?)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의 열정과 어린시절의 감성과 환상들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살아서 꿈틀거린다.

아니 이제야 꿈틀거리고 있는지 모른다.

아이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장난을 치고 싶은지도.


출사다.

상봉역에서 만나 김유정역에서 내려 곧바로 점순네 닭갈비 집으로 간다.

배가 고프다는 일행의 말에 배 고프면 먼저 먹으면 되지~,라며 길게 생각할 것 없이 열 대여섯명이 몰려 들어간다.

점순네 마당에 놓여진 오래된 공중전화가 반갑다.

지금도 통화가 가능할 지 모른다는 기대로 기웃거리며 바라본다.

연결 선이 없는 것으로 봐서 공중전화도 지금 공사중인가 보다.

어느 날, 공사가 끝나면 전화를 걸 수 있겠지라며 일말의 기대를 한다.


누구도 알지 못하던 마음 속 불통은, 저 전화기를 보는 것 같다.

할 말이 있어 공중전화 부스에 매달려 동전이 똥강! 떨어지는 소리에 온 신경을 쓰다보면

친구의 말을 허투로 듣기도 하고 친구의 말에 귀 기울이다 보면 ,

동전이 바닥 나서 전화가 끊기기도 했던 시절.


지금도 크고 작은 불통은 계속되고 있다.

가족과 외부 사람들과 심지어는 나 자신과도.

그러나 통하려, 말하려 ,감추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고 속속들이 다 말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라는 타이틀을 가졌으니 거기에 걸맞는 가면 하나쯤은 가끔 쓰기로 하고

아이처럼 말하기로 한다.



돌아가고자 하는 것은 아이의 눈으로 보고 싶어서이다.

따지고 재고 감추고 맞추지 않고, 순수의 눈으로 바라보고 싶은 것이다.

나만의 프레임으로 남들이 정해 놓은 고정불변의 법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겠다는것이고

나를 말하겠다는 것이다.




내 얘기는 나만 할 수 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감정과 사건과 여타의 것들이 고유한 아우라를 풍기게 되는데,

그것은 흉내낼 수 없는 나만의 독특함을 가지며 누구도 넘 볼 수 없는 것이된다.

별 것 아니다.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함,

그것이 그만이 살아 온 이야기가 되고 최고의 아우라가 되는 것이다.

출사는 아이로 돌아가게 한다.

서로들 아이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누구 하나 부추기면 못이기는 척 동조한다.

부추기는 사람이 없으면 누구라도 나서서 그 한 사람이 된다.

혼자하기 뻘줌한 놀이도 같이면 가능하고 덜 뻘줌하며 용기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놀면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명료하지 않아서 좋다.

이미지로 나만의 해석을 한다. 거기에 텍스트로 공간을 채우며 사진이 주는 폭을 제한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떤 이야기도 가능하다.

현재를 찍어 그것이 사실이고 진실이라 믿지만, 설명하지 않고 이성이나 논리가 아닌 감성에 기대는 것이 맘에 든다.


이만한 놀이가 또 어디 있겠는가?

남들의 눈에 평범하게 살았다고 치부하는 내 삶을 내가 바라 보았을 때도 과연 평범하게 생각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적 경험을 통해 나만의 독해를 하고 내 의도를 피력하기에는 이보다 좋을 순 없는 것이다.

또한, 나를 알아가는데 이만한 친구가 없다.

대상이 갖는 특성과 전혀 다른 내가 되기도 하고 대상을 이입시켜 같이 가기도 하며

어떻게, 무엇이 가능하며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할 수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누구의 것이 아닌 나만의 것을 만들고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연습을 통해 변화되고 발전할 수 있다.


아이처럼 논다.

이 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놀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기차를 타고 손을 흔들고 소리 치고 웃고,기웃거리며 별 거 아닌 것에 놀라고 반하며 그걸 사진으로 담는다.

순간 아이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돌아갈래~~~를 외쳐 본다고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의 거리를 좁힐 수는 없다.


그때의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겠다는 것이다.

그러고 싶다. 아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