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이준호 ♧
한참을 서성이다 왔습니다
당신의 심경 한가운데로 이르는
작은 모퉁이 길가에서
뛰는 가슴 끌어안고
그대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잠시 돌아서 왔습니다
한 걸음씩만 다가서겠습니다.
애써 서둘러 이르지 않겠습니다.
나의 마음이 그대에게
잔잔한 물살이 되어 스며들 때마다
조금씩 나를 들여 놓겠습니다
새삼 하늘이 맑아 있음을 알았습니다.
세상이 온통 오색 빛 찬란한
광채를 드러내며
잠을 설쳐 나를 반기는
눈부심이 되어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하늘을 올려다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눈을 지긋이 감아
그대를 그려보고는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마는
참 우스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앙상한 가지 드러내고
봄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어느 겨울날 남루한 모습이어도 괜찮습니다
날마다 해맑은 얼굴 드러내어
나를 반겨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내 가슴 한쪽에 살아있어
하늘이 되고 바다가 되어
때론 녹음 우거진 숲으로도 살았다가
겨울날이면 첫눈처럼 쏟아져내려
나의 가슴에 한없이
꿈틀대며 살아있을 수만 있다면
나는 마냥 당신이 있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