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꼼이 내다 보려는 몸짓.'이라는 답이 보편적이다.
노골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 배꼼히 작은 구멍으로 보는 것이다.
나는 숨기고 타자를 바라보며 나는 안에, 타자는 밖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조마조마하고 그 사람과 눈 마주칠까 떨리고
누가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타자의 자연스런 행동과 몸짓이 새롭고 낫설기도해서 묘한 긴장감을 주기도한다.
몰래 숨어서 훔쳐본다는 것, 이 얼마나 스릴있고 재미난 일인가.
그런 바라보기는 삶을 더 흥미롭게 한다.
나가려 하는가.
들어가며 커튼을 닫으려는 몸짓인가?
무엇을 하는 것 같은가요?라는 질문이다.
이미 나는 어떤 행동인 '무엇을 하는'이라는 말로 진행형임을 암시한다.
그 말을 들었을때 스치는 느낌과 기분, 감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상대방은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한다.
보고 느끼는데로 대답하기보다는 생각이 첨가되어 이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고
무얼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며 질문에 답하면 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답하면 이럴 것이니 다르게 답을 해 볼까싶어 여러갈래의 대답을 나름 정리해 놓기도하는
고민까지 한다.
단순한 질문 하나가 많은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은 그 때 느낌과 감정을 숨겨버리거나 옅어지게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앞에서조차.
아이들과 다른 점이다.
아이들은 그 느낌을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지 난감해서 답하기 어려워한다면,
어른들은 그 느낌을 충분히 말로 표현할 수 있으나 말하기 어렵거나 말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하다.
생각은 계산하고 판단하고 분별하는 인식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며 느낌은 무엇에 대한 마음속의 기분이나 감정과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해 느끼는 심정이나 기분을 말한다.
그 느낌을 우리는 놓아버리는 것이다.
계산하느라 바빠서.
생각이 많아져서 감정을 묻어버리고 숨겨버리면 누구와 가까이 다가가기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영원한 평행선을 달리며 가까워질 수 없을 수도 있다.
감정은 빼꼼이 내다보기다.
드러내지 않으며 조용히 숨 죽여 바라보며 알아내고 찾아가는 것이다.
혼자일때처럼 자연스러움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그 안에 있었으나 알 수 없었던 것을 찾아가는 설렘과 기대는 기분좋은 흥분까지 안겨준다.
보이는데로 느끼는데로 말하기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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