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질퍽한만큼의 삶 속으로 -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7. 11. 20. 20:48

 인상적인 가이드 이스라엘,

세렝게티와 옹고롱고로를 안내한 그는 박식함을 지녔음에도 차분하고 진중해 보인다.

그와 말 한 번 섞지 않았지만 성실함까지 가진 사람임을 알겠다.

시장 속, 그들의 터전으로 들어간다.

 비가 내린 후라서 질퍽한 길은 붉은 황토빛을 띠고있고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풍경이 인상적이다.

이스라엘은 사람을 가까이서 찍지말고 경치를 넣어 넓게 찍으란다.

그의 말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음을 안다.

 

 

                                                

                 그림자 길게 드리워진 가게앞 주인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그 앞을 남자가 지나간다.

그 남자를 프레임안에 넣는다. 집에 돌아와 보니 살롱 안 창으로 남자들이 모여 앉아 있음을 알게된다. 

그 풍경이 나를 잡아끈다.

그들은 무슨얘기를 하고 있을까? 궁금해 기웃거리고 싶다.

시장 중간쯤에서 만난 청년이다.

아마도 이미 장가를 가서 아이가 서넛은 있는 아빠일 수도 있겠다.

가이드겸 레인저인 이스라엘도 젊게 생긴외모와 다르게 아이가 다섯이라 한 것을 보면.

 가게앞 댓돌에 대여섯켤레의 여자 슬리퍼가 놓여있는 미용실을 돌아서니 청년이 보였고 그 청년을 찍고보니

이발을 하기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이발사와 머리 손질을 맞긴 손님은 선한 미소를 보낸다.

 겁을 먹고 삼삼오오 떼를 지어 다니던 우리는 어느 순간, 그들과 같이 있어도 될 것이라는

자신감과 믿음이 생기고 좀 더 적극적인 촬영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그들의 호의적인 눈빛과 웃음과 몸짓 덕분이다.

이제야 안도의 숨을 내 쉰다.

그것은 그들 속으로 잠시라도 들어가 본 것과 차안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한 해방감이다.

차 밖으로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편보다 셔터를 누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더 큰 나였는지라.

그들곁에서 호흡을 함께 했다는 것에 한층 생기를 얻어 만족해한다.

그들속에 있었던 여운에 젖어 가벼운 호흡으로 허우적인다.

그때 기분을 길게 붙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