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서 아름다운 일상

명절에 어머니.

phototherapist 2006. 2. 1. 18:43

어머니에 사진을 담아 오려고 디카를 가져 갔지만 예쁜옷 갈아 입으시고

 사진 찍자고 할 수도 없어 말도 꺼 내지 못하고 돌아옵니다.

 

전엔 명절에 못 가는 것이 섭섭하지도 '꼭 가 봐야지' 라는 생각도 없었는데

동생이 온다는 핑계로 어머니에게 꼭 가고 싶어서, 시어머니에 섭섭해 하는

말씀도 뒤로하고 찾아갑니다.

 

어느 날 부터인가

어머니를 보고 있는 내 가슴이 시려오기 시작 한 것은 이제야 철이 드는 탓인 모양입니다.

생각하기도, 말로 꺼내기도 싫지만  오래 사시지 못 할 것 같은 예감,

이 예감이 제발 틀리기를 바랍니다.

 

몇주전에 어머니를 보고

숨을 몰아쉬며 힘겨워 하시는 모습이 왈칵 겁이 납니다.

돌아오며  오래사시는게 자식들에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말씀드렸더니

'건강하게 있다가 빨리 죽어야지.'라는 말씀속에 삶에 대한 미련은 없어 보입니다.

노인들이 '빨리 죽어야지'라는 말  속에  더 오래 살고 싶다는 열망이 묻어 있는 거와는 다른...

 

혼자 계시는 어머니는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천국이라시며

모진 고생으로 힘겨웠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십니다.

예전에 비하면 지금이 천국이라고...

그리고는 자나깨나 자식들 걱정에 눈시울을 적시는 걸 보면서

갈 수록 수다쟁이가 되어가는 절 봅니다.

 자식들 걱정으로 보내는 시간을  저와 함께 있는 시간만이라도 잊으시게 해 드리고

싶은 것이, 이젠 수다쟁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요 몇 주 시골집을 오가며 어머니에 얘길 들어드리고

나 또한 얘깃거리도 아닌 얘기도 하면서 떠들다 보면 훌쩍 시간이 지나갑니다.

 

한 주에 한번이라도  어머니를 찾아 뵐 생각입니다.

조금만 외롭게 해 드리고 싶어서...

많이 외로우실  어머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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