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부터
가까이에 있는 글씨들이 흐릿하게 보이면서
안개가 낀 듯, 어슴프레하게 보이고 뭔가 선명하지 못한 느낌.
엇그제 시험을 보는데(자격증에 필요한 한 과목) 글씨들이 보이질 않는다.
옆에 있는 분에게 물어보니 '노안' 이란다.
그 노안이란 것이 갑자기 찾아 와서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분도 돋보기를 쓰고 계셨다.
한번 써 봐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고 그 분에 것을 써 보니, 딱 맞춤형 '내 돋보기'인것이
'노안'이 분명한 것 같다.
고사본부에 가서 혹시 비치해 둔 돋보기가 있는지 물어보니, 그런 건 없단다.
교수님 왈, 긴장해서 그러니 고사실 앞 부분에 가서,
감독관에게 양해를 구하고 시험을 치르란다.
양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써가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지을 수 있는 온갖 표정을 지어 보이며 시험을 치르고 나왔다.
집에 와 남편과 통화를 하며 내 눈에 상태를 얘기 했더니 남편도 긴장해서 그렇단다.
좀 쉬면 괜찮을 것이라 한다.
그리고 몇일이 지났다.
여전히 신문에 칼럼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구물구물, 흐릿한 검정색들이 쩜쩜이 있다.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친구에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자를 확인하는 친구가 손을 뻗어 전화기를 멀리 떨어트려 보면서 확인을 한다.
웃음이 나온다.
'너도 잘 안 보이니?'라고 물으니 벌써 그런지가 일년이 자났단다.
친구들을 만나 얘길 들어보니 친구들은 진작부터 그런 증상을 격어오고 있단다.
참, 나이는 속일수가 없는 모양이다.
주름도 하나 둘 늘고 , 눈도 서서히 노화에 길로 접어들고.
아직도 소녀이고 싶은데
몸은, 우리에 몸은 착실하게도 나이를 챙겨 먹고 있다.
아직은 서글퍼서, 좀 더 있다가 돋보기를 맞추러 가야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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