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에 목화솜이 반갑다.
꽃 사이에도 목화솜이다.
신부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꽃이고 꽃의 결정체인 솜은 보드랍고 따뜻한 이불을 생각나게 한다.
결혼의 필수준비물이 이불이던 시절에는 결혼날짜가 잡히면 목화솜을 사다 어머니가 직접 꿰매고
홑이불을 덧 데어 신접살림에 필요한 이불을 만들어 주셨다.
그래서 목화의 꽃 말이 '어머니의 사랑'인가 싶기도 하다.
신랑은 인도 청년으로 건장하니 신부를 알뜰히도 챙기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하고야 마는 사람으로 보인다.
자축과 축하의 의미로 노래를 부르는데 빠른 노래에 흠뻑 빠져서 신나 한다.
신부는 신랑의 그런 모습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웃음으로 받아넘긴다.
둘이는 유학을 가서 서로 인연이 된 듯, 인도에서 그곳 전통 결혼식을 올리고
약식으로 한국에서 결혼식을 다시하는거란다.
신부는 혼인서약을 읽으며 울음이 터져 읽기를 멈추고는 한참 진정시킨 후에 읽어나가는데,
아마도 이국땅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것이 못내 아쉬움일까?
친정아버지는 하객으로 온 친구에게 '딸을 빼앗겼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으로 보아
타국에서 살게 된 모양이다.
신부는 부드러우면서 간결한 결혼식이었으면 한다고 했다는데
깔끔하나 우아한 꽃들이 어우러진 결혼식장은 단순해 보이는 반면
따뜻하고 짜임새 있다.
신부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하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던 듯하다.
간결함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을 말한다.
있을 것은 있고 없어도 되는 것은 없는, 우리네 삶도 간결하게 취할 것만 취하고
지나친 욕심을 버리면 훨씬 더 행복하다는 것을 신부는 아는 것이다.
거기에 부드럽고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간결함이라니.
신부는 이미 결혼생활의 기본을 꿰뚫어 알고 있는 것이다.
현명한 둘이 알콩달콩 재미난 결혼생활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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