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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테레사의 집, 그녀는 나의 꿈-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3. 2. 01:28

경건함이다.

찍어도 될까?하는 '순간 멈춤'이다.


찍는다.

놓치지 않는다.

사소한 몸짓에도 경건함이 묻어나는 그녀에게 압도되었다.

장소가 주는 의미와 그 곳에 계신 분들의 조용한 미소때문이라고 단정짓는다.

셔터소리를 들었을텐데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그녀를 보며

어릴적 꿈을 생각한다.



꿈이 변해왔다면,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꿈이 있다.

잘 나이들어가는 것, 그것이다.

청년시절부터 안고 다니던 꿈이고 변하지 않은 꿈이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한 때는 간호사가 되고도 싶었다.

이유가 있기 보다는 그저 예뻐보여서 그런 꿈을 가졌는지 모른다.

간혹 노래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였고

중학 2학년때 예고를 지망하면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제의와 추천이 있은 후로

가수나 음악가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조신하게 사무실에 앉아 근무를 하는 것도 좋겠다고 했고

카페사장이 굉장히 바쁠 것을 예상 못했던 때에는 하얗고 분홍색 우아한 앙고라 쉐터를 입고

카페에 조용히 앉아 손님을 맞이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가수가 되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시골마을, 동네에서 잘 하는 노래지, 내 놓을만한 노래실력은 아니었던 것이다.

꿈은 꿈이었을 뿐, 계속 변해갔고 지금에 내가 있다.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꿈 하나는,

잘 나이 들어가는 것, 잘 늙어가는 것이고

그랬으면 한다.


인도의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본 그녀는

내 꿈을 대신하는 것 같은 표정과 몸짓을 지녔다.

보는 순간 쿵쾅거림은, 첫 사랑을 만났을 때 느낄 법한 설렘이었다.

잊고 있었던 꿈을 생각나게 했고 잘 나이들어 갈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찾았다.


그 여인처럼 나이들어 가고 싶다.

흔들리지 않고 조용하며 중심이 있고 요란하지 않으며 생색내지 않고 도도하지 않으며 잘난체 하지 않고 맑은.....

꿈은 실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