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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재와 평온, 여유가 담긴 꽃꽂이-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4. 18. 08:18

안주인은 서글서글하니 군더더기 없는 말과 표정으로 솔직 담백하다.


어디서나 봄 직한 우리네의 모습이나 음식 솜씨 정갈하니 정스럽고 넉넉하다.

그녀는 시골생활 1년 차 새댁이다.

그런 그녀가 마루에서 보이는 앞 산이 정원인 집 안 곳곳에, 꽃을 꽂았다.


쉼이고 평온이며 여유다.



꽃 한 송이 앞에 놓고 창을 통해 바라보는 먼 산,

시시각각 변하는 산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맛을 말하는 그녀의 표정이

더 이상의 말을 불허한다.

창으로 들어오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마시는 차 맛이...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한다.

 남편의 고향인 집성촌에 들어와 살아가기란 온 동네가 말 그대로 시월드란다.

그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부부의 모습이 평범한 듯 비범하다.

소년 같은 남편은 사람을 좋아하고 앞뒤 가림 없는 실행 파에 감성 파다.

어머니 생각에 눈물 찔끔 내 보이고 지나는 사람 불러들여 술 한 잔 권하는 것은

일상인 듯하다.

쉼 없이 움직이는 그의 몸과 마음은 하루를 아마도 3일처럼 쓰지 않을까 싶다.

부산한 그 옆을 표나지 않게 이리저리 가르마를 타고 곱게 빗질해 단정하게 가다듬는

시인인 그녀가 있다.

그녀는 집 안 곳곳에 꽃을 꽂았다.

바라보는 곳 전부가 정원인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은 차라리 넘침이라,

작은 만족을 위한 꽃이 그녀 가까이에 놓였다.

소담하게 한 다발이 꽂혀 있기도 하고 때론 한 송이가 자태를 뽐내기도 한다.

무심한 듯 걸려있는 맹감 열매 한 줄기와 벽에 기댄 꽃이 그녀를 대신한다.

많은 것을 안겨주는 자연에 욕심부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시골살이 새댁의 설렘이 묻어난다.


꽃이 있는 정원,

부부의 집에서 머문 하룻밤 풋사랑 같은 시간,

그들이 1년을 살아오면서 겪었던 좌충우돌의 풋풋함이 있어 더 따뜻하다.

이곳에서 바라봤던 산과 마을과 장독으로 내리치던 햇살이 오랫동안 기억되어 그리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