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상수동 카페거리를 걷다-by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5. 17. 00:09

벚꽃이 흐드러진 상수동 카페거리를 혼자 걸었다.

벽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불러 세운다.

불러 세울 때는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니 귀 기울여 들어주기로 한다.

감정이 일렁이거나 시선이 의미 있는 것으로 작동을 하면 그때야 우리는 관심이라는 것을 갖게 된다.

한참을 그의 그림자와 놀아준다.

충분히 들었으니 이제 떠나려 한다.

길을 걷는다.

혼자라는 것은, 갑자기 변덕이 나서 가던 길을 돌아서거나

지나쳤던 카페가 눈에 밟혀 다시 가 보고 싶어지면 그 즉시 몸을 움직여 방향을 틀어도 되고

누구에게 의견을 물어볼 것 없고,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누구와 보폭을 맞추고자 신경 쓰지 않아도 좋고 때론 느리게 걷다가도 빠른 음악이 흐르면 몸을 흔들며 빠르게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눈 마주친 사람에게 미소를 보내도 되고 길가에 낮은 풀과 인사를 나누고 싶을 때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