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하루만 떠났다 돌아와
처음 맞이한 세상처럼 살아가면 된다.
그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 있다.
주문도.
강화 외포리에서 1시간 30분이면 닿는 곳.
그들은 마음조차 풍성하다.
초록 들판의 논둑을 지나는 사람과
밤 마실 나서는 외지 사람조차 감싸 안는다.
여러 날이지 않아도 된다.
슬리퍼 끌며 걷고 걸어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섬을 둘러볼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길가에 앉아 마늘을 까는 아낙과 수다를 한 판 떨어도 좋고
털털거리는 경운기를 얻어 타고 섬 일주를 해봄도 좋다.
섬을 나설 때가 되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베에서 내리면 이런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섬하나, 섬사람 하나.
마을을 어슬렁거린다.
백일홍 꽃이 가로등 불빛에 수줍은 밤.
아이처럼 즐겁다.
뭐 하나 맺힌 것 없이 해맑다.
바다가,
갯벌이,
순식간에 아이로 돌아가게 한다.
가끔 흔들릴 때,
딱 달라붙어 붙잡아 주기로 한다.
달콤함은 덤이다.
꽃은
낮게 피어 떨어지지 않아도 되니
두려울 것 없다고한다.
슬리퍼끌고 질척거리는 들판을 가로지른다.
언제적에 걸어본 길인지 기억조차 없다.
그러나 그 오래 전 기억이 스믈거린다.
온 섬이 꽃이나 집앞에, 길가에 꽃을 또 들여 놓았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험한 사람없다'고 했다.
그 말은 주문도에는 곱디 고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뜻이다.
주문도, 지금 가봐야 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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