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서 아름다운 일상

이름하여 서양채송화???

phototherapist 2005. 7. 22. 16:49


 

실상사에서 처음 본 꽃입니다.

채송화와 같은 줄기와 잎을 가지고 있었고  꽃잎은 좀 더 촘촘하면서

가늘었고, 그래서 우리 나름대로 '서양채송화'인가 보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그 꽃은 우리만의 '서양채송화'가 되었고

우리가 묵을 팬션에 갔을 때는 마당과 담장의 바위틈에 피어있는 꽃을 보며

 '서양채송화가 여기도 있네.'라고  자연스럽게 말 하게 되었답니다.

참, 소박한 듯 하면서도 어찌보면 화려한 꽃이 채송화 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씩 찾아가는 시골 집 마당 돌 틈에도 채송화는 언제 뿌리를 내렸는지

해마다 노랑, 분홍, 꽃분홍 등의 화려한  색을 뽐내며 피어 있습니다.

우리가 알아 주지 않아도 그네들은 여전히 세상을 향해 기지게를 폅니다.

누가 찾아주지 않아도, 알아주지 않아도 아랑 곳 하지 않고 당당합니다.

그네들을 보며 여름을 실감합니다.

작열하는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들어 여름을 이겨내고는

 씨 주머니에서 작고 앙증맞은 씨들을 만들어 내는 그네들이 신기 해

어릴 적부터 채송화씨를 딱히 뿌릴 것도 아니면서 모으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네들을 보고파서  쪼그리고 앉아 그 어릴 적 기억과

함께  작은 꽃들을 바라봅니다.

그 안에는 내 아버지도 어머니도  언니들도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던 채송화 꽃속에 내 어릴적 추억이 묻어 있음을

새삼 알게 됩니다.

그래서 더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가까이서,

더 많은 추억을 떠 올려 보려고..

채송화가 피어있었던 많은 여름날들을 지나 지금에 내가 있습니다.

내가 잊고 지내는 또 다른 앞으로에 여름날에도 그네들은 피겠지요.

내가 미쳐 깨닫지 못하는 추억을 만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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