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를 동경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와 닮아서였다.
곧게 뻗은 탄력 넘치는 기둥에 얇은 가지들이 얽혀있는 바오밥나무를.
이 곳 탄자자니아의 바오밥 나무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건, 또 다른 기쁨이다.
키 낮은 나무들 사이로 위엄을 자랑하며 서 있는 나무를 보니 어린왕자의 걱정을 알겠다.
작은 행성에 바오밥 나무가 너무 많으면 나무 뿌리가 별에 구멍을 뚫을 것을 걱정했던 어린왕자는
거대한 몸집의 바오밥 나무의 싹처럼 작을 때 잘 보이지 않는다하여 소홀히 하다가
작은나무의 싹과 뿌리가 거대한 몸집으로 자라서 더 이상 어쩔 수 없게 되면 어려움을 겪게 될것을 염려했다.
중요한 본질에 대해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는 많은 진리를 담고있고 새삼 그것을 다시 생각한다.
한참 오르막을 올라와 차를 세우고 바오밥나무 찍기에 여념이 없을 때 간간이 오가는 트럭이 보이고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사람을 본다.
이 길을 자전거를 타고 갈 수 는 있을지, 어디까지가 타는 것이고 어디까지 끌고 가는 것인지.
자전거로 속도를 내기보다 걸으며 끌고가는 시간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그는 속도가 나지 않는 자전거를 타고 별스럽지 않은 일이고 자주 해 왔던 일이라는 듯이
유유히 우리 앞을 지나친다.
그의 자전거는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굴려도 굴려도 제자리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나를 비웃기나 하는 듯.
어린왕자의 걱정처럼 바오밥나무는 거대했다.
거기에 하얀 꽃까지 매달려 보여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어린왕자가 말한 바오밥나무를 본다. 언덕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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