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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너리굴 문화마을-그의 세월이 녹아 있는 신나는 놀이터-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7. 12. 2. 10:41

 넓다란 공간에 한 사람의 세월이 담겨 있다.

곳곳에 조각 작품이 놓여있고 작품만큼이나 알록한 색깔의 해먹과 의자가 있다.

그리고 띄엄띄엄 목조건물들이 있다. 쉼을 우선으로 하는 곳이라고 믿는다.

 

 이 곳 원장의 재미난 놀이터는 새로운 것이 들어오고 만들어지고 가꾸기가 계속되는 현재 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가죽, 도자기와 비누공예,집짓기 등의 체험학습장이 있고 숙소 벽에는 전시장에 걸려있을 법한 액자가 걸려있다.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전시장과 공연장, 운동장이 있고 뒤로는 산이 포근히 그곳을 감싸 안고 있다.

 아담한 카페는 햇빛이 화사하게 들이치고 그의 아들이 그렸다는 두 쪽의 화려한 그림이 걸려있다.

도기들과 직접 만들었다는 독특한 의자와 테이블 사이로 커피향이 흐르고 색깔 선명한 끈이 창가에 걸렸다.

 

 풍성했을 그 곳을 계절이 쉬어가고 있다.

어수선한 듯, 정리되지 않은 것 같은 건물 배치와 지붕에 올라앉은 조형물의 밸런스, 있지 않을 듯한 곳에 자리 잡은 동물 조형물이 피씩 웃게 만드는데

그의 소년같은 감성의 산물이려니 한다.

 우직한 듯 완벽함을 추구하고 여러 방면, 여러 분야에 해박하다 못해 넘쳐나는 그의 열정이 그곳을 그렇게 꾸미게 했을 것이다.

자연 속에 묻혀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그의 색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실컷 가지고 놀다 놀이터와 노는 것이 시들해지는 때(?)가 되면 다 나눠주고 떠나겠다'.는 그의 철학이 담긴 곳.

 

 이야기를 나누다 그가 작업실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의 세계를 동경과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행을 위한 즉석 초대다. 

 그의 작업실을 나는 아방궁이라 말한다. 온갖 호기심의 발동인 물건들이 켜켜이 쌓여있고 그림과 음악과 음식과 각종 도구들이 난무함 속 질서까지,

없는 게 없다 싶게 다양하게 숨어있다.

그의 세월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공간은 어느 궁궐 못지않은 것이다.

그럴 수 있음이 놀랍다. 한 사람의 생을 어찌 잠깐 사이에 볼 수 있고 알 수 있으랴마는, 잠깐 스치는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와 다른 삶에 놀라고 그의 열정에 놀라고 그의 지속적인 도전에 놀란다.

 

 그곳은 아이를 품어 안은 조각처럼 편안함과 자유로움과 예술과 쉼이 있다.

 

나무계단을 오르내리면 통나무 건물들과 마주할 수 있고 햇살은 지그시 그곳을 비춘다.

      

운동장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청청하다.

 

 

피노키오가 지붕위에 올라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고 길게 드리운 나무사이로 가끔 사람들이 오간다.

    

 

 그가 만들어 놓은 세상은

내가 몸 담고 있는 밖을 잠깐 떨어져 바라보며 

 조용히 명상과 사색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식당으로 내려가는 길이 정겹다.

 

 아침엔 아침대로 저녁엔 저녁대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오르막을 오르면 하늘을 닿을 듯하고

얕은 산길은 호젓한 산책에 그만이다.

      

 

곳곳의 놀이터는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마술을 부린다.

 

    

 

 

음식에도 조예가 깊다는 그는,

차도 직접 닦아 만들고

 커피와 음식에 대한 관심도 대단해서 직업중 하나가 '쉐프'란다.

작업장에 요리도구 또한 다양하다.

 

 장독과 건물이 어스름한 아침에 반짝이기 시작한다.

 

 

 

데크를 오르 내리다보면

나무를 자연 그대로 놓고 건물을 지어

함께 호흡하게 한다.

 

그가 만들고 바라보고자 하는 세상이다.

원시성을 추구하는 자연 속 그는 소년이고 호기심 대장이다.

'내 직업이 17개야.' 

그의 말이다.

 

너무 많은 것이 있어서 다 말 할 수 없다.

가서 직접 보고

운이 좋다면 소년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더 좋다.

 

일행과 작업실을 향해 걷고 있는 그의 어깨가 으쓱인다.

그의 이야기는 그 뒤로도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