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길을 예견한다 한들 그 길을 꼭 간다는 보장은 없다.
출사시 몸이 안 좋거나 사정이 생겨서 약속된 인원보다 적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식사나 방을 예약할 때 두어 명을 줄여서 한다.
대개는 그 예상이 맞아가지만 장소나 사람은 훨씬 더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상태에 따라 기분에 따라 변화하는 표정과 행동과 말투가 변화무쌍함을 자랑한다.
자연도 변화를 일삼는다.
흔히 자연은 그 자리에 그대로 기다려주며 변하지 않는다 하나 자연도 무수히 많은
변화와 굴곡을 견뎌내며 계절을 겪어내는 것이다.
점심 식사후 너리굴문화마을 찾아가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길은 주민들만 아는 등산코스다.
길이 없는 곳은 없다. 생각지 못하거나 예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미 지나간 사람들의 발작국이 길을 만들고 가지 않은 길을 내가 가고 있다면
나중에는 그 길을 만들고 지나간 사람이 내가 되는 것이다.
익숙하거나 잘 다듬어진 길이 아니면 어렴풋한 불안이 있다.
헤멜 시간을 계산하고 길이 없어 다시 돌아올 확률을 계산하고 험하고 힘들것이라는 상상이 더해지면
더 이상 그 길을 향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믿음이다.
가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과 분명하지 않지만 새로운 것을 찾게되고 그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다.
그 확신은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무엇을 시도한다는 것은 작건 크건 간에 새로운 눈과 귀와 감각을 열게한다.
내게 새롭다는 것은 예정된 길을 간다해도 마찮가지다.
다른 길로 갔어도 딱딱한 아스팔트 길을 걸으며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찾았을 것이고 길 옆에서 반짝이는 작은 나뭇가지에 소스라치게 놀랐을 것이다.시원한 바람과 함께.
숲길을 오른다.
솔향이 코를 간지럽히고 겨울 속 봄 같은 나뭇잎의 반짝임이 눈을 현옥한다.
간질이는 낙엽의 바스락소리는 귀를 즐겁게하고 심호흡 깊게하며 온 산의 맑은 공기를 들이 마신다.
계획이 흩트러졌다고 탓할 것 아니고 뜻하지 않은 일이 내게 닥쳤다해서 투정할 것도 아니다.
견뎌낼 수 있음을 알기에 이겨낼수 있는 만큼 주는 것이다. 낙엽밟는 소리가 청량하다.
끊임없이 도전을 부추기는 선택은 계속되어도 작은 기쁨을 맛볼 수 있기에 선택은 또 다른 도전을 부추기며 이어진다.
그 속에서 찾아지는 가벼운 기쁨, 그것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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