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다.
전시는 무엇을 보여주기 위한 행위를 하는 것과 전쟁이 벌어진 때를 가리킨다.
탈북청소년들은 전시후 전시를 한다.
그들은 남들이 겪지 않은 전쟁 같은 시간을 겪어낸 후에 전시를 하는 것이다.
마음 한 구석, 전쟁 같은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 전시를 기점으로 새로운 꿈을 펼치고
더 당당한 내가 되는 시간이길 바란다.
이 전시는 다음 학교의 탈북 청소년들이 만들어 낸 쾌거다.
국회의원과 학교 관계자들과 지도교수와 멘토와 그들을 축하하기 위해 오신 분들과 친구들,
주인공인 탈북청소년들이 함께한 자리가 되기까지,
지도교수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든든하게 밀어준 멘토님들의 힘도 한몫을 했다.
수업에 참관하고 아이들과 보낸 1박3일의 정동진 출사에 함께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즐거워하는 마음의 깊이라니...
그런 마음들이 모여 작지만 힘이 되었고 서로 토닥이며 더불어 함께 할 수 있었다.
학교 대표와 관계자 분들의 노고와 고심의 흔적이야 물론 곳곳에 진하게 배어있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는 누군가의 노력과 에너지가 결합되고 열정과 사랑이 더해져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명의 힘이 모아져 전시를 한다.
가는 데까지 가다가 막히면 앉아서 쉬라는 말이 마음에 닿는다.
어느 삶이나 막다른 골목에 접어든 느낌을 받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잠시 한 숨 돌리며 쉬어가도 된다. 그 쉼이 지금이어도 괜찮다.
그래도 된다고 말한다.
하나하나 깊은 속내야 알 수 없지만, 어렵게 생활터전을 바꾸게 된 아이들임에도
예의 바르고 밝고 의욕적이며 사랑스럽다. 출사를 나가서는 사진의 다양성과 힘에 매료된다.
한 장 씩 찍고 바라보며 스스로 놀라기도 하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
그리고 말한다. "재밌어요. 이럴 줄 몰랐어요."
홍매가 흔들린 사진이라며 어찌할지 묻는다. 그냥 가지고 있다가 그 흔들림에 마음을 담아도 되고 아니어도 된다고 말한다.
홍매는 그 흔들림이 좋아졌단다.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은 기쁨이다. 작은 기쁨이 되었다면 그 또한 충분하다.
설미의 사진이다.
친구들이 목장 풀밭에 누워 즐겁다.
그것을 담아낸 설미는 앙증맞게 작고 예쁜 아이다.
무엇을 찍을지 모르겠다던 설미는 나무와 사람과 하늘과 바다를 찍었다.
이제는 담아낼 것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설미에게 무엇에 대한 관심,그것이면 된다.
주혁이의 사진을 나경원 의원이 보고 '어떻게 이런 시선으로 찍었느냐.'묻는다.
대답하는 주혁이의 뿌듯해하는 미소가 환하다.
국회의원회관 제2전시실 2층은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북적거렸다.
학생들의 사진을 보고 격려와 축하를 해주러 추운 길 오신분들과 스스로 자축하기 위해.
그들 얼굴에 뿌듯함이 묻어난다.
그들은 작가다.
세상을 향한 무한한 가능성과 창작의 길이 열린 것이다.
작가, 그들이 보석같은 존재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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