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도 될지 망설였다.
숨소리가 그녀에게 닿을까 염려되어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문앞에 멈춰선다.
조용한 경내에 그녀만 덩그러니 있다.
'덩그러니'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것을 곧바로 깨닫는다.
알 수 없는 기운에 휩싸여, 그녀는 혼자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녀의 손끝이 향하는 곳으로 햇볕이 스며든다.
엄숙하다 못해 그녀가 받드는 소중한 무엇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주늑들다시피 하는 그것이 있다.
느린 손길로 정성을 다해 닦고 또 닦고는 조용히 일어서 이방인을 본다.
그 흔한 미소 한 번 보내지 않고 노여운 기색도 없다.
모든 걸 초월한 눈빛이 저럴까...싶게 말갛고 욕심이 없다.
셔터소리가 행여 방해될까 습관적으로 누르고는 스스로 놀라 카메라를 감싼다.
문 앞에 꼼짝없이 서 있는 이방인을 지나쳐 그녀가 나선다.
더 이상은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서둘러 따라 나선다.
밖에 앉아있던 여인이 미소를 보낸다.
그제야 숨소리도 크게....따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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