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그들은 단지... 뛰고 있는 것인가?-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8. 7. 4. 23:53

 얼굴은 볼 수 없지만 느낄 수 있다.

그들의 등뒤로 웃음이 보인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고 횡단보도를 달린다.

그 기억은 두고 두고 꺼내 나누는 얘깃거리가 될 것이다.

 

이미지가 주는 독특한 강점중에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그것이다.

비오는 거리를 우비 하나에 의지해 뛰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어느 순간,기억은 희미해지고 누군가 얘기를 꺼내기 전까지 까마득히 잊고 지내게도 된다.

 

 그러나 이미지로 한 번 더 각인된 기억은 단기 기억장치를 떠나 장기 기억장치로 이동하게된다.

여러번 볼 수록 기억은 강하게 자리매김하여 지워지지 않게된다.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은 선명한 이미지로 간직되어질 가능성이 좀 더 커지는 것이다.

그 이미지가 선명하면 생각의 선 또한 굵고 진하게 되고 생각은 당연히 선명해지는 이유가 된다.

 

 

 

 

 상가 처마 밑에 한 명씩 비를 피해 자리를 잡는다.

그 모습이 우스워 서로 보며 희죽인다.

결국 비가 그치기를 포기하고 길을 나선다.

어디를 정해 가는 길이 아닌 걸음은 흐르는데도 발길 닫는데로다.

자연스레 움직이는 마음과 몸짓은 비오는 거리의 후두둑 거리는 빗소리와

믹싱되어 그들에게 기억될 사진 한 장이 남겨진다.

그 이미지의 남겨짐이 미소 짓게 할 것이다.

온 몸을 타고 흐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