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만남은 우리를 끈끈하게 만든다.
눈 마주치면 웃어주고 지나치며 무심한 듯 손 잡아 준다.
그렇게 남북사랑학교 학생들과 만났다.
멘티 멘토로 서너 번의 만남을 가진 후,
오래된 인연처럼 기차를 타고 정동진을 향한다.
멘토로 동행하는 우리 선생님들은 밤잠을 설치고 뒤척이며
'학창시절에나 해 봤던 경험을 다시 하게 될 줄 몰랐다.'는 말로 신선함을 말한다.
밤기차를 타는 신선함에 비할 바 아닌 아이들과의 만남은 따뜻하고 온기롭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하는 멘토 선생님들은
학교주변 출사와 근거리 출사를 마다하지 않고 이번 1박 3일의 일정에 기꺼이 동행한다.
많은 것을 소망하지 않는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때로는 언니와 형님이 되고,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얘기 들어주고자 한다.
보고자 하는 것과 보고 싶은 것을 담아내는 과정을 지긋이 지켜 봐 주는 것이다.
그림자처럼 같이하며 바라봐 주고 사진과 사람과 통하는 과정을 경험하며
소통의 작은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무궁화호 열차가 청량리를 출발한다.
어떤 시간이 우리를 맞이할 지 말똥한 눈으로 차창밖을 보며 기대감에 들뜬다.
여명조차 먼 시간, 정동진에 도착한다.
아이들을 살뜰히 챙기는 남북사랑학교 선생님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이른 추위로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바다를 향해 성큼 나선다.
바다를 보고자 함이나 바다뿐이겠는가?
자연이 주는 위대함과 사람과 부비며 뿜어내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는 것이다.
멘토와 멘티의 밀착 데이트는 지금부터 절정이다.
모래사장을 오가며 서로를 찍어주고 찍히며 한 곳을 바라 본다는 동질감,
그것은 든든한 내 편과 함께 하는 것으로 멘티뿐 아니라 멘토도 마찬가지다.
포크레인 몸체를 비추며 배시시 고개 내민 해님이 숨바꼭질 중이다.
해가 뜨고 정동진 바다를 빠져나와 추위로 언 몸을 녹이며 아침을 먹는다.
자유시간이다.
사진은 혼자서 찍을 때 가장 자유롭다.
멘토들은 멘티들에게 자유로이 사진 찍기를 권한다.
그러면 그들만의 시선으로 많은 사진을 찍어온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찍어 보여 주며 또 다른 세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버스로 이동하여 허난설헌 기념관을 방문한다.
들어서기도 전, 담장 밖으로 색색의 천이 나부낀다.
강렬하게, 한 없이 부드럽게 춤을 춘다.
아이들은 꿈을 찾아 날아오르기라도 하는 냥, 나부끼는 천과 한 몸이 된다.
그 표정이 이쁘다.
어느 한 구석 이쁘지 않은 데 있으랴만은 함께 한 시간이 멘티들을
더 이뻐 보이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꽃에 내려앉은 나비와 잠자리에 관심을 가지고
지붕 끝을 올려다보며 옛 주택 구조에 마음이 빼앗긴 친구도 있고
숲을 거닐며 나무에 관심을 두기도 한다.
무엇이어도 좋다.
바람과 나무와 꽃과 사람이 어우러져 있었음만 기억해도 좋다.느리게 여유롭게...
오늘 마지막 코스인 강릉전통 시장이다.
잘 정비되어 있어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어르신들이 정성스레 가꾸고 다듬은 채소와 과일과
다양한 먹거리가 풍성하다.
'할머니가 생각나서 자꾸 찍게 된다.'고 말하는 멘티는 그 곳에서 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 듯하다.
사진을 찍으며 그리워하고
사진을 찍으며 그리움이 채워지기도 한다.
멘토는 그림자처럼 지켜봐 주는 것이다.
남북사랑학교 선생님들과 세이브NK 관계자와 멘토가 함께 한
이 번 일정은 사랑이 뚝뚝 묻어나는 시간이었다.
한 명 한 명 관심 갖고 지켜 봐 주시는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으며
묵묵히 곁을 지키는 멘토샘들과 세세하게 마음 쓰며 주관하는 세이브NK 관계자 분들의 콜라보는 사랑,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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