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eye shopping.
딸 아이가 청바지와 티셔츠를 사고 싶다기에
나도 청바지를 하나 살겸 백화점에 갔다.
결혼 해서 시댁에 갈 때마다 청바지를 입고 갔던 내게
시어머니는, 혼수로 청바지를 몇벌이나 해 왔느냐며
청바지를 고집하는 날, 못 마땅 해 하시며 물으시곤 했다.
지금도 유난히 청바지에 대한 집착(?)이 강한 걸 보면
그런 말씀을 들을 법 했다 싶다.
요즘은 어른들의 눈을 흐려놓기 위해(ㅎㅎ) 블랙청을 입는다.
청바지를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결혼초에는 아이들 데리고 다니며 갖춰 입을 수 없으니 청바지를 입었고,
별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오래 입을 수 있고,
니트류에 옷을 좋아하는 내겐 편하고 아무 옷에나 어울린 다는 것.
남들 눈에야 너무 변화없고 틀에 박힌 패션을 고집한다 하겠지만,
은근히 고집이 있는 나로선 그 틀을 깬다는 게 쉽지 않다.
봄에 티셔츠나,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입을 수 있는 편한 바지를 찾다 보니
또? 청바지!....
딸 아이에 청바지를 사고 티셔츠 두장을 산 뒤부터 내 갈등은 시작된다.
사고 싶은 청바지를 만졌다 놓았다만 한다.
영국에 사는 친구가 자기도 청바지가 하나 필요하다며
내가 사는 디자인과 같은 걸로 사이즈만 달리 해서 하나 사서 보내 달라는데,
그 값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다.
이미 그 바지가 맘에 들었기 때문에 다른 바지는 눈에 들어 오지도 않는다.
청바지 두개를 사게 되면 사십만원이라는 돈이 날아가는...
바지 하나에 십 이삼만원쯤 하겠지 했는데 예상은 벗어나고...
딸아이는 어쩔 수 없이 사준다지만 주부란 것이
내게 투자하기란 그리 쉽지가 않은 것을.
요즘 아이들은 그런 옷값이 놀라울 일도 아니다.
엄마, 사~. 예쁘고만, 사지~.
그 또래에 아이들이 명품을 더 찾는 고로 요즘은 비교하면서
누가 무슨 메이커를 입고, 들고,신었더라고 떠든다.
엄마라는 사람은 무슨놈에 옷 값이 이렇게 비싼거야. 투덜투덜.
명품을 찾는 사람들이야 이런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옷값 이러는 지 몰랐어요? 하겠지만 갈 수록 비싸지는 ...
오늘은 딸아이에겐 목표달성, 내겐 아이쇼핑만을 한 날이었다.
소득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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