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봉사

남산실버타운 촬영봉사

phototherapist 2017. 9. 3. 16:48

 " 어르신들이 몸을 의지하는 '바'가 안 나왔으면 하세요~." 라고 복지사 선생님이 얘기한다.

몸이 불편하시지만 정신은 온전하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당신의 지금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음이기도 하다.

그런 분들께 최대한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으로 담아 드리고자 한다.

간혹 잘 하시는 것을 해 보시라고 부탁도 드려보고 함께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처음에는 안하려고 하다가 노래든 춤이든 시작되면 따라부르는 떼창이 이어지고 흥이 올라 계속 춤을 추시곤 한다.

잠깐이지만 즐겁기를 바라고 그 즐거움을 더불어 안고 오는 시간이 소중하다.

 

스물 두 분의 사진을 찍어드리고 두 분이 남았다.

두 분은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한신다.

숨바꼭질...시작이다.

찍지 않겠다며 숨는 어르신 두 분과

찍어드리고자 하는 우리의 놀이.

찍지 않겠다고 하셨다가도

사진을 인화해 드리면 당신 사진이 없음을 섭섭해 하신다는 것을 알기에

싫다고 하시더라도 나중에 더 길게 즐거워 하실것을 아는 우리는

 기꺼이 찍어드리고자 애를 쓴다.

거동도 불편하시고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한 어르신은

간이 침대같은 의자에 누워서 들어오셨고 한사코 손을 뿌리치신다.

복지사 선생님은 쪼그리고 앉아 사진에 나올까봐 간이침대 손잡이를 눌러 잡고 있다.

어르신은 누워서 일어나지 않으려 하신다.

얼굴 들이밀고 사진찍는 사람이 이쁜 사람인지? 미운사람인지? 여쭤보니 미운사람이란다.

그러면서 서서히 표정이 부드러워지고

뒤쪽으로 쿠션을 넣어드려 앉은 자세로 사진을 찍는다.

그런 후에 다시 물어보니 이쁜사람이란다.

또 한 어르신은 숨어다니셔서 쫒아가 복도에서 사진을 찍어드렸더니

'찍었으니까 사진 한장은 줘야지~,' 하시며 웃으신다.

오늘 숨바꼭질은 성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