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그녀의 사진은 그녀를 닮았다-by 이재현

<프롤로그>

사진에 마음을 담아서 찍는다.

그 마음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는 가볍게 다가오기도하고 마음을 후벼 파는 아픔이기도하다.

간혹 내밀한 밑바닥 감정을 한 올 한 올 풀어헤쳐 가닥가닥 명료하게 조각내기도 한다.

그런 사진이 좋다.

말로 풀어낼 수 없는 감정을 한 장의 사진은 가능하게 한다.

따스하게, 사랑스럽게, 아련하게, 편안하게...

나의 또 다른 삶이고 위안이고 활력이다.

사진에는 그 사람의 역사가 숨어있다.

<에필로그>

어설프고 풋풋하고 첫 기억이라 더 애틋한,

첫 사랑을 떠나보내는 심정으로 사진을 보낸다.

수다처럼 가볍게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을 말하는 시간이었다.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았고

꽃망울을 터트리는 꽃들을 보았고

햇살 가득한 숲을 보았고

조용한 산사의 뒷마당을 쓸어내리는 스님을 보았다.

수줍게 고개 떨 군 동백을 보았고

보랏빛 제비꽃을 보았고

연못에 소망을 담은 수북한 동전을 보았고

담장에 기대어 핀 매화를 보았고

기와지붕을 배경 삼아 반짝이던 나뭇잎을 보았다.

그런 봄을 기다린다.

[이재현] [오전 10:54] https://ridibooks.com/v2/Detail?id=2043000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