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말하기

꽃도 사람처럼, 사람도 꽃처럼-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3. 18. 00:25

꽃도 사람처럼,

사람도 꽃처럼.

꽃은, 어떤 꽃이든 예쁘다.

각자의 특징과 특성, 형태와 색채가 다양하며 꽃잎과 수술의 조화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독특함을 뽐낸다.

어떤 꽃이든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그래서 꽃이다.


꽃을 찍는다. 가장 꽃답게.

처음 꽃은 처녀치마다.

계곡 습한 곳에서 봄이 채 오기도 전에 피는 처녀치마는 눈 속을 뚫고 나오는 강인함을 지녔다.

앙증맞게 작은 꽃이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밀고 나오기까지의 수고로움을 숲 속 나무 사이를 통해 내리는 화사한 빛으로 담아 치하한다.

치맛자락을 연상케하는 잎맥 하나하나를 부각시키고 빛나게 하여 이 세상에 온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게 말이다.

가운데 꽃은 노루귀다.

우리나라 어디서나 이른 봄에 볼 수 있는 꽃이며 산지에서 볼 수 있다.

털이 돋은 잎이 나오는 모습이 노루귀를 닮은 작은 꽃은 하얀색과 분홍, 보라색 등이 있는데

보물처럼 땅에 밀착되어 있어 눈여겨보지 않으면 얼굴 마주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겨우내 볼 수 없었던 화사한 색이 우리 눈을 유혹하고 솜 털이 보송한 키 낮은 줄기가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귀여운 믿음을 지녔다.

노루귀는 잎맥도 앙증맞아 이쁘지만 꽃술 또한 매력적인데 ,도드라진 꽃술까지 담아 내면 노루귀의 매력을 한껏 담아낼 수 있다.

맨 끝의 꽃은 개양귀비다.

털이 뽀송한 여리여리한 줄기가 기다랗게 하늘을 향하고 꽃 잎은 주름을 담았다.

수술은 풍성하며 화려하여 꽃잎을 떨 군 후에는 열매로 남는다.

개양귀비는 꽃잎과 줄기의 솜털을 역광으로 담아 얇은 잎에 그려진 주름과 솜털을 표현하면

까칠한 듯 ,우아한 그를 충분히 그답게 담아내게 된다.



                              




사람을 찍는다. 가장 그답게.

조명 2등을 활용한 인물사진이다.

첫번째 모자 쓴 어르신은 좀 더 근엄하고 권위적이었으면 한다.

평상복의 편안한 차림이지만 얼굴에서 보이는 담담한 표정을 그대로 담는다.

지나치게 가볍지 않고 무겁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편안한 포즈를 취하게 하고

자연스레 찍어내었으며 오른쪽에 키 라이트 한 등과 앞 쪽 위로 필 라이트를 써서

왼쪽 뒤로 옅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두번째 어르신이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표정 속에 장난기가 숨어 있다.

붉은 톤이 배합된 체크무늬 셔츠가 단단함 속 밝음을 말하고 살짝 치켜진 입꼬리가 장난기를

담고 있음을 말해준다.

양쪽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정면을 응시하여 자칫 왜소해 보일 수 있는

체구를 당당하게 표현하고, 표정 또한 턱을 살짝 내려 눈빛의 예리함을 담았다.

가장 그답게.

끝에 분은 잘 웃는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감에 잘 웃기란 쉽지 않은데도 웃음이 넘친다.

무방비의 웃음을 담아도 좋지만, 잘 웃는 부드러움과 팔짱을 끼게하여 견제의 몸짓을 담는다.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은 그의 단단함도 함께 담고 싶어서다.

'예쁘다 예쁘다' 하며 꽃처럼 사람을 찍고

각자의 개성과 특성, 특징이 있는 사람을 꽃처럼 찍는다.

가장 그 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