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봉사

프로필 촬영 봉사,과연 그들만을 위한 봉사인가?-by 이재현

phototherapist 2019. 3. 18. 00:37

오늘은 구세군 무지개 다문화의 집 프로필 촬영 봉사를 다녀왔다.

프로필 촬영 봉사를 다녀오면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안도와 뿌듯함으로

마음 따뜻해진다.

봉사를 다녀왔는데 내가 더 많이 가져온 것 같은 것에 대한 의문이 과연,

봉사는 그들만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한다.

지속적으로 데이케어센터의 프로필 촬영봉사를 해 오고 있는데

봄이 오니 프로필 촬영 의뢰가 들어왔다.

함께 할 수 있는지 물음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예스'라고 답한다.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근질근질하면서 달달한 느낌, 나이 먹음에 대한 씁쓸함과 애잔함,

개인이 겪어야 하는 환경이나 상황에 대한 아린 맛을 아는 사람은 봉사라는 유혹을 거부할 수 없다.

구세군 무지개 다문화의 집 현관에 들어선다.

복도를 따라 양옆으로 깔끔한 방들이 늘어서 있고 방안에는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한 짐 장비를 챙겨온 우리의 출현에 호기심으로 바라본다.

널따란 복도 중간에 아기자기한 장식을 한 휴게실이 오늘 촬영 장소다.

장비를 설치하는 동안 말쑥하게 차려입은 신사들이 사진을 찍으려 줄을 선다.

오늘 프로필 사진은, 원하는 사람만 찍어드리기로 하는데 어느새 휴게실을 지나 복도까지 줄이 이어진다.

사진을 찍어드리면 '이게 나여~?'라며 자신의 사진을 보고 미소 짓는 것은 만족하다는 뜻이다.

줄에 걸린 사진을 보며 서로를 찾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느라 자리를 뜰 줄 모르는 모습을 보는 흐뭇함도 좋다.

사진을 찍는 중에는 서로가 잘 나오는지 지켜보며 포즈를 말해 주기도 하는데 그 모습에 웃음 짓는다.

오늘 찍기로 한 4 층에 계신 분들은 거의 다 사진을 찍고, 시간이 여의치 못해 찍지 못한 분들은 언제 오느냐며

"눈 빠지게 기다린다."라는 원장님의 문자다. 어제 다녀왔는데 빨리 오란다.

그 말이 더없이 반갑고 고맙다.

봉사의 의미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않고 애쓰는 것이라면,

과연 타인만을 위한 것인가?라는 처음 물음에 나는 명확하게 대답한다.

봉사라는 이름을 빌어 나 스스로를 토닥이며 사랑하는 것이라고.

사진을 찍으며 그들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고 머리 쓸어주고 옷깃 가다듬으며

눈 맞추고, 이야길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그런 귀한 만남을 허락받은 사람이라는

자부심과 기쁨은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 기쁨이고 뿌듯함이고 따뜻함이라면 나 자신을 위한 봉사인 것이다.

작은 것을 해드리고 많은 것을 그들로 인해 안고 오는 것, 프로필 촬영봉사.

그들과 나,서로를 위한 봉사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