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할머니,
힘찬 퍼그의 걸음에 귀여운 듯 바라보며 끌려가면서도 즐겁다.
검지와 중지 손가락에 담배를 꽂고 걸음을 뗄 때마다 찰랑한 빨강 옷이 바람을 가른다.
바지 사이로 살짝씩 보이는 반짝이는 슈즈를 신은 멋쟁이 그녀를 할머니라 칭하기 어색하기까지 하다.
그녀는 골목을 환하게 하며 시선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세는 그녀다.
지금 보이는 그녀 자세가 부럽다.
한껏 단장하고 (단장하고 나왔다고 느끼는 것이 사실, 그녀의 일상일 수 있다.) 당당한 걸음걸이로 거리를 활보하며
오랫동안 피워왔을(?) 담배를 지금껏 피우고 있는 고집스러움도 좋다.
퍼그와 연결된 끈을 움켜잡은 왼손 약지에는 결혼반지가 끼어있고 오른손에는 굵직한 armlet를 했다.
금속 armlet과 비슷한 색상의 구두는 바람이 일 때마다 반짝인다.
얼마나 멋진가?
부러움이다.
내가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것을 가졌을 때, 그렇게 되고 싶고 가지고 싶을 때 흔히 부러움이 인다.
부러움이 부러움에서 그치지 않고 그와 닮아가려하고 비슷해지려고 하는 순기능적인 발전을 하게되면
어느 순간, 그처럼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길 바란다.
당당하며 고집스러움, 패셔너블한 센스로 그만의 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을 아끼며 가꾸는 부지런함과
여유로운 미소.
그러기 위해서는 지적인 활동과 신체적 활동을 병행해야 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새삼스레 깨닫는다.
스스로를 아끼고 흥미로운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품위를 지키는 내가 되고자 한다.
무엇이든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다. 노력하고 시도하는 중에 당당하고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내가 있을 수 있는 것.
해맑은 미소와
자유로운 감각을 지닌 노년의 나를 상상한다.
오늘부터 순간 스쳐지나간 그녀가 나의 롤 모델,
상상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철썩같이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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