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정 아버지 기일이여서 시골에 다녀왔다.
일찍 출발한 고속도로는 안개가 자욱히 깔려있다.
남편과 나, 그리고 동생(동생남편은 바빠서 평일 휴가를 낼 수 없었고 언니는 감기몸살을 앓고 있어서...)
이렇게 셋이서 가을소풍이라도 가는 냥 노랗게 물든 가을 들녁과 콩잎이 마치 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듯 보이는 풍경에 감동하며 시골집으로 향한다.
안개가 있는 날이어서인지 여름 날씨처럼 따사로운 햇살을 안고 친정집 마당 평상에 앉아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던 오빠네와
엄마가 쑤어 만든 묵에 애기상추, 쑥갓, 깻잎, 파,당근등을 넣고 버무린 묵무침과 막걸리를 먹으며 엄마와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운다.
잠시후에 도착한 둘째언니는 친정엄마 못지않게 밑반찬과 일반사람들은 구경하기조차 힘든 산 속 깊은 곳에서 나는 것들을 들고 와서는
잔치집이 되게 푸짐하게 한 상 차려 놓고 밥을 먹게 된다.
알싸한 향을 풍기는 엄마표 홍어찜과 각종 밑반찬(몇 가지인지도 모르겠다)과
우리가 말하는 국보급 김치 맛을 자랑하는 배추김치. 갓김치, 파김치,
겉절이, 오이김치로 김치천국이 되고
올케언니가 준비해 온 전어회무침과 불고기와 시원한 생선찌게와
둘째 언니표 깻잎절임과 고추 초절임은
한상에 다 놓을 수도 없어 포개 놓아야 할 판,다들 먹을게 많아 국은 안 먹겠단다.
언제나 그렇듯이 모이기만 하면 푸짐한 먹거리와 하하깔깔 웃느라 시끌벅적한 친정에서 또 한나절이 간다.
친정집을 나서기도 전에 엄마는 조금만 있으면 다들 각자의 집으로 갈 자식들이 '보고 있어도 그립다'며
바쁜 줄 알면서도 한명이라도 자고 간다는 말이 나오기를 기대하시지만
다들 바빠서 어쩌지 못하고 아버지 산소를 들러 미소년 같은 미소를 가지셨던
아버지를 추억 해 본다.
돌아오는 차안에는 갈 때 먹으라며 챙겨주신 간식거리와 트렁크에 꽉꽉 채운 반찬거리가 한 가득이다.
사진은 몇일전 인사동에 가서 찍은 쌈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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